20250318 제10차 가습기살균제참사 해결촉구 캠페인, 서울 홍대입구 애경본사앞
꽃샘추위라는 말이 어울리게 봄이 오는걸 시샘하는 겨울끝자락이 눈을 뿌리고 찬바람이 부는 3월18일 화요일이었습니다.
참석자가 적어서 글자팻말을 이어 붙였고 바람불어 휘청거려 바닥에 대고 앉았습니다. 오늘은 공원에서 떠든다고 밀어내던 공원관리자도 안보입니다.
홍대입구는 올때마다 느끼는게 젊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들고 있는 글자판을 보고 무표정한 사람부터,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는 사람,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는 사람 등 다양합니다. 메가폰을 갖고와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지만 아무 말 없이 글자판만 들고만 있어도 사람들이 다 읽어보는 듯 합니다.
어제 3월17일부터 4월3일까지 3주가량 환경부가 주관하는 피해자 간담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립니다.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대법원이 연이어 국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오자 부담을 느낀 환경부가 나서서 소위 조정이란 걸 추진한답니다. 조정이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당사자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시작되었으니 벌써 31년째가 되지만 여태 기본적인 피해배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민형사 소송이 진행중이지만 사법체계는 이 참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가해기업과 피해자 그리고 제2의 가해책임이 있는 국가 등 3자가 모여서 피해배보상을 위한 조정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협상이어서 서로 주장하고 양보하며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들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분명히 있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국회에서의 국정조사, 특별법제정을 통한 긴급구제, 사회적참사특별조사활동 그리고 민형사소송 등 국가의 여러 시스템이 작동해 어느정도의 해결을 해 왔지만 배보상의 완결을 짓지는 못했고 시간만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협상이라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하는 '조정'방식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은 결과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