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일본 최대의 환경성 석면피해사건 '구보타쇼크' 피해자와 엄마
병원침대에 앉아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체념한 듯 눈을 감은 사내는 일본의 최대 환경석면사건인 구보타쇼크의 피해자 신지 다케자와입니다. 그는 일본 오사카 옆 아마가사키시의 시내 가운데에 위치한 석면수도관 제조공장이었던 구보타공장에서 가까운 곳에 살다가 구보타공장으로부터 날아온 석면에 노출되어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에 걸렸습니다. 악성중피종암은 발병한 후 평균 1년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치명적인 폐암의 일종입니다. 그림에서 낙담한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위로하는 사람은 신지의 엄마 이치코 타케자와입니다. 아들의 심경을 헤아리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신지는 2005년 가을에 사망했습니다. 이 그림은 동생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신지의 친 형이 그렸습니다.
2007년 11월27일 아마가사키에 처음 갔을때 [중피종석면질환 아마가사키지부] 사무실에 걸린 이 그림이 저에게 매우 인상적 이었습니다. 석면질환자들이 오래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실감하지 못하던 때였는데 이 그림에 나타난 피해자의 심리적 상태와 가족들의 마음이 생생하게 나타나있었습니다. 당시 찍어둔 사진을 여기에 올립니다.
지금까지 구보타공장 반경 1.5km이내에 살던 주민들 250여명이 악성중피종에 걸렸고 90%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끔찍한 일입니다. 인구밀집한 도시의 작은 구역에서 엄청나게 많은 환경성 중피종암 석면피해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구촌 중피종암 석면피해 핫스팟]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한국의 충청남도 홍성과 보령, 청양 등 석면광산지역의 주민들의 경우에는 농촌지역에서 석면폐증 피해자가 환경성과 직업성이 섞인 채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구촌 석면폐 석면피해 핫스팟]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5년에 발생한 구보타쇼크는 일본사회가 석면문제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은 2006년부터 석면사용을 금지했지만 아직도 석면피해자는 증가추세에 있고 2030년이 되어서야 피크에 달한다고 합니다. 석면에 노출된 후 10~4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서 발병하기 때문입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최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