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7차일인시위-이지은 대학생
2012.8.9(목)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이지은학생이 참여했습니다.
일인시위를 마치고 소감 글
"119에 전화해!"
높은 기온을 견디지 못하고 여학생 1명이 갑자기 쓰러졌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유난히 더운 여름이지만, 광화문 광장에는 어김없이 각자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2012년 8월 9일, 올림픽이 한창인 기간, 나는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병·산재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했다. 런던올림픽 공식후원기업인 삼성이 국내외적으로 그들의 이미지를 좋아지게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56명의 사망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것이 이번 시위의 목적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시위 현장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그냥 한번 쳐다보고 가는 사람, 잠시 멈춰 서서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 그리고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까지... 반면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이런 1인 시위 현장을 처음 보는 듯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1인 시위를 하면서 가장 의문이었던 것은, 국내 중앙언론사를 마주보고서 시위를 벌이고 있음에도 그 내용이 지면에 크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공장의 억울한 사망자와 유족들의 사연은 런던올림픽 메달 획득 소식보다 결코 덜 중요하지 않은 데 말이다.
또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관심을 가져줄 것인가? 언론의 역할은 강자에 맞서서 약자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예전보다는 가습기 살균제, 삼성 반도체공장 등 이슈들의 여론화 노력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일반 시민들의 관심은 사진을 찍는 것 이상으로는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 사람이 보고 느낀 그 장면을 점심약속에서 만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다면, 몇 초 간 걸음을 멈추고 찍은 그 한 장의 사진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조금씩 퍼져나간다면 피해자들을 돕는 데는 엄청난 파급 효과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햇볕이 내리쬐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점심시간을 반납하며 일인시위를 벌이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