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공기와 내아이의 미래 건강권
2012년3월24일 토요일 오전11시. 어제 하루종일 내리고도 모라자 아침까지 내리던 봄비가 그치더니 밝은 햇살이 비춥니다. 고양시 울산동구 식사동 위시티 아파트단지내 큰 4거리 한켠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부인의 손을 잡고 나온 어느 아빠. 경로당의 멤버들이 모두 나왔다며 젊은 사람들이 더 많네 하시는 노인. 조금 있으니 한 켠에서 노랑풍선을 만들어 돌리니 어느새 풍선 물결입니다. "입주민은 요구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공기와 내 아이의 미래 건강권을", "할아버지 산책해요 이말을 듣고 싶다, 장본인 최성시장 즉시 이전 결정하라", "석면가루, 시멘트비산먼지 범벅된 양일초 환경문제 해결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인 플래카드가 주민들이 모인 이유를 말해줍니다. 5개 단지에서 500여명이나 모인 최대 집회라고 합니다.
위시티환경지킴이 이대식 대표는 "3달전 삼일공단 환경문제 대책활동을 시작할때 단 3명이었는데, 오늘 엄청나게 많이 모였다. 주민의 힘으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자"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지난 3주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교거부투쟁을 전개한 양일초등학교 아이들과 학부모를 격려지지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이제는 전 주민이 나서자는 취지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한 시간여의 집회후 참석자들은 각 아파트단지를 돌면서 행진을 한 후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결책 모색토론회', '환경사진전시회', '고양시장 탄핵서명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등교거부를 해온 학생들은 인근의 다른 학교로 전학하여 학교에 나갑니다. 이제 양일초등학교 학부모들만의 모임을 넘어서 '에코맘'이라는 환경단체를 결성하였고, 남자들이 중심이 되어 '환경수비대'라는 모임도 만들었습니다. 공동체의식이 형성되기 쉽지 않은 신도시 대단위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환경운동을 통해 이웃을 알게되고 더 나아가 이웃사촌이 되어간다고 좋아합니다. 환경운동이 덤으로 안겨준 선물입니다.
2시간여의 궐기대회가 끝나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 늦은 점심시간 구름이 하늘을 가리더니 눈발이 날립니다. 위시티주민들의 환경운동 열망을 못이겨 잠시 봄에게 자리를 내준 겨울의 시샘에 옷깃을 여밉니다.
위시티 2단지에서 1단지로 연결되는 구름다리에서 양일초등학교가 보이고 그 너머로 레미콘 공장과 건설폐기물처리장이 보입니다. 파란색 천으로 산처럼 쌓아놓은 건설폐기물 혼합골재를 덮어놓았습니다.
위시티 주민들이 화난 이유를 담은 보고서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