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환경호르몬 과다... '맘' 편치않은 키즈카페
2019.03.21 경향신문
20곳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 19곳 납농도 기준치 초과
법적 관리대상에 포함 안돼, 연구진 “엄밀한 관리 필요”
영·유아들이 자주 찾는 키즈카페의 실내공기가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다수의 유해물질로 오염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준치의 200배가 넘는 납과 15배가 넘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곳도 있었다. 키즈카페는 현재 환경보건법상 관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보다 엄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평택대, 경희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등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수도권 내 20개의 키즈카페에서 실내공기질 측정을 한 결과 중금속인 납, 발암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 살충제,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프탈레이트류 등이 다수의 키즈카페에서 검출됐다.
연구진은 인천 부평·남동·남구, 경기도 시흥·성남·화성·광주·안양 소재 키즈카페에서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 4개월 동안 시료를 채취해 조사했다.
그 결과 키즈카페 20곳 중 19곳의 납농도가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12곳에서 기준을 넘어선 농도가 확인됐다. 특히 실내놀이터에서는 ‘자일렌’ 성분이 다른 시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일렌은 실내 건축자재 및 실내 가구 등에 의한 대표적 실내 오염물질로 주로 구토, 두통, 현기증, 호흡곤란을 일으킨다”며 “특히 영·유아가 노출될 경우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20곳 중 10곳이었다. 연구진은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로 오염된 학교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집중력, 계산 및 기억 등 학습수행능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최근 1~2년 이내에 개업했거나 새로 제품을 교환한 키즈카페에서 특히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는 조사 대상 20곳에서 모두 검출됐다.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건축자재, 화장품, 장식품, 어린이 장난감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물질로, 사람의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다수의 국가에서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키즈카페는 모두 7곳이었다. 이 가운데 공기에서 허용노출한계를 넘어선 살충제가 검출된 곳은 5곳, 먼지에서 허용수준 이상이 검출된 곳은 1곳이었다. 연구진은 “살충제 성분의 기준치가 성인을 대상으로 설정된 것인 만큼 어린이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키즈카페에서 어린이, 영·유아들이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만 키즈카페는 환경보건법상 관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실내공기질관리법 적용 대상에도 지난 13일 국회가 뒤늦게 포함시켰다.
연구진은 “유해한 물질들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들이 확인된 데다 어린이 건강 보호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키즈카페를 환경노출 관련 법적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관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유해한 물질들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들이 확인된 데다 어린이 건강 보호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키즈카페를 환경노출 관련 법적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관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