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보고서6-공장한가운데 학교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보고서 사례를 문화일보가 현장취재하여 5월8일 보도한 기사입니다.
경기도의회의 한 도의원의 요청으로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이곳을 여러번 가봤다는 도의원이 출입구를 찾지 못하고 헤맬정도로 학교는 공단 한가운데 숨어(?)있었습니다. 학교주변은 주물공장, 염색공장, 가구공장 등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공장의 창문에서 연결된 대형환기통들이 학교쪽으로 나 있었고, 학교담옆으로 폐수가 흐릅니다. 지난 여름에는 폐수가 넘쳐 운동장을 덮었다고 합니다. 1급 발암물질을 함유한 슬레이트 조각들도 눈에 띱니다. 학교들 둘러보던 동료가 말합니다. "동남아 어디에 온 것 같아요", 제가 답했습니다. "동남아도 이런 곳 드물거야".
운동장 한 켠에 모래놀이터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두껍이 놀이를 한 흔적이 있습니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 그런에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그 토양은 인근공장 폐수가 덮쳐 쓸고간 곳입니다. 여러가지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에 대한 토양, 대기 조사를 꼭 해야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나와 조사를 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답니다.
이런곳에 학교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학생수는 28명으로 작은 분교입니다. '학교를 옮기는 것이 상책이다'는 말이 막 튀어나오려는 데, '이곳 아이들의 형편상 큰 학교로 전학가면 제대로 돌봐주기 어렵다'는 선생님의 고민어린 말씀입니다. 간단치가 않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아이들을 공해환경으로부터 지켜주면서 기존의 보살핌을 잃지 않게 할 수 있을까요? 경기도 교육감이 진보적이라는데 이러한 사실을 알고 계실가요? 경기도 지사님은 국가를 경영해보겠다고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 나섰는데 자신의 책임하에 있는 경기도내에 이러한 형편의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