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잡는 살균ㆍ항균 스프레이가 ‘藥 아닌 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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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잡는 살균ㆍ항균 스프레이가 ‘藥 아닌 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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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잡는 살균ㆍ항균 스프레이가 ‘藥 아닌 毒’이다?

 

조선일보 2020년 3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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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항균 스프레이를 흡입하면 호흡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중에 '살균 스프레이''항균 스프레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공기 방역'을 하겠다는 생각에 인기를 끄는 것인데, 일부 제품은 코로나 19 발생 전후로 판매가 10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시중에 파는 살균·항균 스프레이는 '공기 중에 분사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고 광고한다. 성분은 이산화염소, 에탄올, 식초, 미네랄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일부 제품은 각종 유해균(대장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폐렴균 등)의 99.9%를 살균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살균에 앞서, 균·바이러스를 죽이는 제품에 들어있는 화학 성분을 '흡입'할 경우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기간 사용하거나, 천식·COPD 같은 만성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먹기도 하는데 흡입이 무슨 문제?

일부 제품은 식품 첨가물로도 사용하고 있는, 즉 먹어도 되는 '이산화염소'로 항균 스프레이를 만들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 먹어도 되는 것이 흡입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김승준 홍보이사(서울성모병원)는 "이산화염소는 호흡기에 독성이 강하므로 지속적으로 들이마시면 '제2의 가습기 살균제' 같이 폐를 손상시킬 수 있다"며 "이산화염소가 액체 상태일 때 표면을 닦으면 살균 기능을 하지만 기체 형태가 돼 공기 중에 떠다닌다고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에탄올 스프레이 역시 손잡이나 책상 등 표면을 닦는 용도는 괜찮지만, 고농도 에탄올을 흡입을 하면 기침과 메스꺼움을 동반한 호흡기 자극, 두통 등 중추신경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바이러스 죽이는 항균 물질, 인체에도 해로워

천연 미네랄이나 식초로 만든 항균 스프레이도 있다. 이들 제품 역시 먹어도 되는 안전한 성분이라고 홍보하지만, 흡입했을 때는 다른 문제이다. 미네랄 등의 성분은 위 속으로 들어가면 좋지만 폐 속으로 다량 들어가면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실내환경학회 노광철 이사는 "균·바이러스를 사멸하는 항균 물질은 기본적으로 인체에도 해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인체 유해성 검증을 받은 물질로 만든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2016년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에 사용했던 3M 社 의 항균 성분이 든 필터는 당시 100만개 이상 유통됐지만, 유해성 때문에 제조사가 모두 회수하고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노광철 이사는 "살균·항균 스프레이는 사용하더라도 흡입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균 성분 뿌려 바이러스 죽인다? '닦아서' 없애야

현재 살균·항균 스프레이를 포함해 살균, 멸균, 소독, 항균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욕실소독제, 가습기 살균제 등은 환경부에서 관리를 한다. 스프레이 안에 든 성분은 '살생물물질'로 분류한다. 살생물물질이란 '유해 생물을 제거, 무해화, 억제하는 기능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 천연물질'을 말한다. 살생물물질은 환경부에 '신고'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신고의 경우는 제한된 화학물질 함유 여부와 기준 함량 등에 대해 평가하고 환경부에서 지정한 검사 기관에서 시행한 시험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승인은 업체 측에서 위해성이 없다는 증명 서류를 제출해 확인을 받아야 한다.

환경부는 안전한 제품에 대해 '안전기준 확인' 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품 뒷면에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신고번호 혹은 승인번호를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현재 살균·항균 스프레이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의문을 갖는다. 기본적으로 코로나19바이러스는 아직까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형태가 아니라 침방울을 통해 나오며, 침방울은 2m 정도 내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 성분을 '뿌려서' 사멸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닦아서'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먼저 70% 이상의 알코올은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변형시키고 지질을 녹여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 액체 형태의 알코올로 손을 비벼 닦거나, 천에 묻혀서 손잡이 등을 닦아야 한다. 알코올보다 더 좋은 것이 비누칠이다. 주요 감염 경로인 손을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닦자. 비누에 함유된 계면활성제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바깥에 있는 지질을 녹여 구멍을 내면서 사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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