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5개 업체, 내년 폐기물 해양투기 신청
YTN뉴스 2013 12 31
[앵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기업들만 바다에 폐기물을 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정부가 당초 내년부터 금지하려고 했다가 입장을 바꿔 2년간 더 폐기물 해양 투기를 허용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YTN 취재결과 내년에도 4백여 개 업체들이 바다에 폐기물을 버리겠다고 정부에 신청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내년에 폐수나 폐수 찌꺼기인 오니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신청한 업체는 모두 485곳, 폐기물 분량은 52만 톤에 이릅니다.
SKC를 비롯해 금호석유화학, 효성 등 대기업들도 적지 않은데, 이들 업체들은 지난 2년간 만 톤이 넘는 폐기물을 바다에 버렸습니다.
서울우유와 하림, 대상 등은 공개적으로 해양 투기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내년 신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농어민과 해양생물 보호에 앞장서야 할 농협과 수협, 수산물 가공업체들까지도 폐기물 해양 투기를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내년부터 금지하겠다던 당초 입장을 바꿔 2년 더 폐기물을 바다에 버릴 수 있도록 해준 게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
"정부가 해양 투기 정책을 단호히 중단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이고요. (기업에) 몇 푼의 이익을 남겨주고자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드는…한마디로 우리나라 해양정책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업체들은 육지의 폐기물 처리 업체가 부족해서 당장 해양 투기를 중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점차 줄이고 있다고 해명합니다.
[인터뷰:폐기물 해양배출 신청 업체 관계자]
"모든 공장들이 육상처리업체와 계약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매립장이라든가 협력업체 등의 문제로 인해서 육상 처리 시행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해양 배출에 대비해서…"
하지만 당장 올해부터 자체 시설을 갖추거나 위탁처리를 완료해 아예 폐기물 해양 투기를 중단한 업체들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업체들이 바다에 폐기물을 버리는 관행을 바꾸지 않는 게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김춘진, 민주당 의원]
"대기업이 앞장서서 (폐기물 해양 투기를) 연장하겠다고 신청하는 건 참 무책임한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앞으로 (폐기물 해양 투기) 연장 신청하는 기업은 반드시 공개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지금까지 바다에 버린 폐기물은 25년간 1억 3천만 톤이 넘습니다.
지난 2006년 해양투기 금지에 관한 국제협약이 발효되면서 중국과 일본 등 우리나라를 제외한 80여 개 회원국은 모두 폐기물 해양 투기를 중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