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서울대공원 큰돌고래 '태지'에게도 자유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성명서]
‘금등’,‘대포’는 제주바다로 석방하고,
‘태지’는 제주감옥으로 이감하고?
‘태지’에게도 자유를!
서울대공원은 큰돌고래 태지를 바다에 방류하라!
<사진, 2016년 9월22일 서울대공원 수족관에서 큰돌고래 '태지'(가운데)가 양옆에 남방큰돌고래 '금등'과 '대포' 두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다. 2017년 5월 '금등'과 '대포'는 제주바다 방류를 위해 떠났고 '태지'만 외롭게 남은 상태다>
2017년 6월 20일 서울시의 서울대공원은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돌고래 ‘태지’를 제주 퍼시픽랜드로 이송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이날 오후나 저녁에 제주로 이송하려 하고 있다. ‘태지’는 지난 5월에 제주이송되어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갈 날을 앞두고 있는 남방큰돌고래(indo pacific bottlenose dolphin) ‘금등’, ‘대포’와 달리 고향바다가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태평양 연근해인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다. 현재 전국 6곳 수족관의 25마리의 큰돌고래들은 모두 서울대공원의 ‘태지’와 같이 일본 다이치에서 잡힌 같은 종의 큰돌고래들이다.
퍼시픽랜드는 1990년부터 2012년까지 23년간 ‘제돌이’를 비롯한 제주 남방큰돌고래 27마리를 불법포획해 돌고래쇼를 시켰고, 지금도 상업 쇼를 하는 민간 수족관이다. 퍼시픽랜드가 2005년에 불법포획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불법포획이 확인 되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아직도 자유를 얻지 못하고 지금도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 쇼를 하며 ‘감금’되어 있다. 2011년 ~ 2013년 제돌이 방류 운동 당시 많은 환경/동물단체들이 ‘목욕탕’ 수준이라며 돌고래를 풀어줄 것을 요구한 최악의 수족관으로 서울시의 ‘태지’를 보내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에는 원래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 그리고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태지’가 같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22일 금등이와 대포가 제주 바다 방류 훈련을 위해 제주 앞바다 훈련장으로 이송되면서 태지는 혼자 남게 되었고, 최근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행동도 보였다. 서울대공원은 태지의 건강 상태가 우려되어 다른 수족관으로 옮긴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서울대공원이 돌고래가 없는 ‘돌고래 프리’ 수족관 개조를 위한 대대적인 공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잡아온 태지를 바다에 돌려보내지 않고 다른 수족관으로 보내는 것은 돌고래들에게는 감옥이나 마찬가지인 다른 수족관으로의 ‘이감’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서둘러 선언하려하는 ‘돌고래 프리’ 정책의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본 타이지에서 잡아온 큰돌고래는 제주도 근해에 정착하며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보다는 방류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고려를 포함한 과학적인 계획을 세우고 태지를 다시 바다에 방류해야 할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 바다를 피로 물들이는 잔인한 포획으로 악명높은 타이지에서 돌고래를 구입한 과오에 대한 대가인 것이다.
서울시는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얼마나 오래 둘 것인지, 위탁 기간 이후에는 어떻게 할 계획인지에 대한 대책도 없다. 무작정 감옥이나 다름없는 ‘목욕탕 같은’ 수족관에 머물고 있는 한 서울시의 ‘돌고래 프리’ 선언은 돌고래에게 아무 의미 없는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아래 표는 2017년 6월20일 서울대공원의 '태지'를 제주 퍼시픽랜드로 '이감'시킨 후의 국내 수족관 돌고래 현황이다.
우리는 태지를 제주 퍼시픽랜드로 보내는 것이 다른 감옥으로 ‘이감’하는 것으로 여긴다. 같이 살던 동료인 ‘금등’과 ‘대포’는 바다로 석방하면서 말이다. 이는 또한 망망대해에 고장을 일으킨 한국선박의 선원을 구조하면서 한국인 선원은 바로 구조하고, 다른 나라 국적의 선원은 나몰라라 하며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태지’를 울산수족관 등에 있는 큰돌고래들과 함께 동해바다로 방류할 것을 제안한다. 제주바다도 넒은 의미의 큰돌고래 서식지역이라고 볼 수 있어 ‘금등’, ‘대포’와 함께 제주바다로 방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남방큰돌고래와 종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기 어렵다. 때문에 현재의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울산 동구의 방어진 앞바다에 방류하는 방법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유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동해바다도 큰돌고래의 서식지다. 국립고래연구센터의 목시조사에서 동해를 포함한 우리나라 연근해에서의 1800여마리의 큰돌고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둘째, 2014년 경에 울산앞바다에서 구조된 큰돌고래 ‘어진’을 고래연구소가 치료해 방류한 바 있다. 이때 위치추적기를 장착해 바다로 돌려보냈는데 며칠 만에 일본 연근해로 돌아갔다. 셋째, 가능하면 다른 큰돌고래와 같이 여러마리를 방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돌고래는 집단을 이루며 사는 사회성이 강한 야생동물로 생존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5년 ‘제돌이’와 친구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고 이후 다른 친구들도 추가로 방류하며 쌓은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태지’를 무성의하게 취급해 비판받는 상황이 안타깝다. 박시장이 문재인정부의 해양수산부와 머리를 맞대 다시 박수받는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2017년 6월 20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울산환경운동연합
내용문의; 최예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 (010-3458-7488), 김영환 바다위원회 위원 (010-8205-0987),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010-5739-7979)
* 참고; '태지'가 이감될 제주의 돌고래감옥 퍼시픽랜드의 돌고래쇼 사진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제공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