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기 많이 먹고 가세요, 이게 고래 축제?"
"고래 고기 많이 먹고 가세요, 이게 고래축제?"
울산환경운동연합 고래축제 모니터링 발표... "생태적 상상력 없는 축제" 혹평
2018년 7월 9일 오마이뉴스
많은 예산을 들여 매년 울산 장생포 일대에서 열리는 울산고래축제를 두고 그동안 환경단체는 "반생태 축제"라고 지적해 왔다. 이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잘못된 과거 반성'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남구청장의 고래축제 관련 행보가 주목된다는 기사와 관련, 울산환경운동연합이 9일 고래축제 모니터링결과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 '과거 반성' 내건 울산 남구청장, 고래축제는 어떻게 될까)
지난 5~8일 열린 고래축제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여전히 꿈이 없는 고래축제였다. 이제는 갇힌 돌고래의 방류를 모색하며 갇힌 꿈을 풀자"고 혹평하며 "촛불정신으로 당선한 신임 김진규 남구청장은 과거의 돌고래 폐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갇힌 돌고래를 풀어주기 위한 민관협력위원회를 구성해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갇힌 상상력도 같이 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두겸(전전 울산 남구청장) 한국고래문화학회장이 축제 개막식 공식인사에서 "'고래 괴기(고기의 경상도 사투리) 많이 먹고 가이소' 같은 인사말을 하는 등의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했다"며 "스스로 생태 적폐임을 인정하고 당장 사직하라"고 촉구했다. 김 전 구청장은 이날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은 지난 4일 면담을 가졌다. 이날 김 구청장은 환경단체가 요구한 고래고기 없는 축제, 돌고래쇼 중단 등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고래축제 개막 때도 이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고래축제에서는 거의 반영되지 않아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사죄를 요구한 것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 "하루 5억 소요된 고래축제, 의문 남은 행사"
울산환경운동연합은 9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래축제 모니터링 결과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고래축제는 지난 24년 중 가장 많은 액수로 22억이 넘게(추경 2억 포함) 소요되었다"면서 "고래고기식당에 자랑스럽게 걸렸던 고래메뉴 현수막이 없어지긴 했지만, 하루 평균 5억 이상이 사용되었던 거대 축제치고는 어떤 가치와 어떤 추억과 어떤 희망을 남길 수 있었는지 의문이 가는 행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축제 주제는 '고래의 꿈! 청년의 꿈! 울산의 꿈!'이었는데 청년을 내세우고 꿈을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청년실업 등 전반적인 사회 심리적 분위기를 반영해 고래 축제를 계기로 꿈을 가져보자는 취지인 것 같다"며 "하지만 주제와 실제 행사의 전반적인 기조나 배치와는 쉽게 연결이 안 되었다"고 지적했다.이들은 또 "고래의 꿈은 분명히 동해바다가 고래의 서식처로 회복되는 것이며 청년의 꿈은 고래가 그렇듯이 청년들도 마음 놓고 일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축제 어디에도 그런 꿈에 대한 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안내책자에도, 고래문화재단의 홈페이지에도, 남구청 홈페이지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대신 불법으로 보이는 고래고기가 판매되고 있거나, 고래학술대회에서 전 남구청장인 김두겸 한국고래문화학회장이 여전히 공식적으로 '고래괴기 많이 먹고 가이소' 같은 인사말을 하는 등의 시대착오적인 행태가 여전히 꿈을 갉아먹고 있었다"면서 "고래 고기와 갇힌 돌고래로서만 존재하는 고래축제에 더해 꿈도 없고 생태적인 상상력도 없는 고래축제에 하루 5억 이상이 소요됐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고래고기를 먹자면서 시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여지없이 박살내는 인물이 리더급 자리에 있는 이상,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를 고집하는 이상은, 더 이상의 생태적 프로그램의 상상력은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