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새끼 돌고래 생존률 5%, 울산 남구청은 고래생태체험관 큰돌고래 번식을 중단하라
[성명서] 새끼 돌고래 생존률 5%, 울산 남구청은 고래생태체험관 큰돌고래 번식을 중단하라
2016년 6월 13일 오전 8시 15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 ‘장꽃분’이 새끼를 낳았다. 지난 2014년 3월 1차 출산, 2015년 6월 2차 출산에 이은 3번째 출산이다. 울산 남구청은 꽃분이의 첫 출산 당시 언론을 통해 ‘세계적으로 수족관 돌고래의 출산 성공률은 5%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거꾸로 이야기 하면 95%의 돌고래는 수족관에서 태어나면 죽는다는 것이다. 앞선 두 번의 출산에서 꽃분이의 새끼는 태어난지 며칠 되지 않아 모두 폐사했으며, 이번 세 번째 새끼 역시 단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큰돌고래는 야생에서 하루 수백 km를 이동하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사냥하고, 다른 무리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동물이다. 그러나 비좁은 수족관에선 습성에 따른 자연적인 행동 표출이 불가능하다. 특히 암컷의 경우 야생 무리 안에서 다른 개체들의 출산과 포육 과정을 보고 새끼를 키우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꽃분이는 야생에서 그런 것을 배우기도 전에 일본 타이지에서 잔인하게 포획돼 울산으로 끌려왔다. 새끼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울산 남구청은 꽃분이에게 제대로 키우지도 못할 새끼의 출산을 계속 반강제하며 괴롭게 하고, 태어난 새끼 돌고래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수족관은 자연이 아닌 인공시설이며, 인공시설에서의 야생동물 번식은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본능 그대로의 번식은 동물복지의 저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새끼 폐사 확률이 95%에 달하며, 앞선 두 번의 출산에서 계속 새끼가 죽었다면 울산 남구청은 당연히 암수 격리 사육을 통해 꽃분이의 임신을 막았어야 한다. 그러나 꽃분이의 첫 출산 당시 새끼의 아빠가 누군지도 몰라 허둥대던 울산 남구청은 두 번째 새끼의 폐사 때는 언론에 ‘돌고래들은 모두 잘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사실을 은폐하더니, 이번에 또 다시 무책임한 번식을 시도했다. ‘자기들도 모르게 꽃분이가 임신했다’고 주장한다면 본인들의 관리 무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며, ‘계획적으로 임신했다’고 주장하면 새끼가 죽을 가능성이 높은 것을 알고도 수입가격 1억원에 달하는 공연 동물을 한 마리 더 얻으려고 무리한 번식을 시도한 동물학대인 것이다.
날짜 |
사건 |
2009년 12월 14일 |
큰돌고래 수입 2개월만에 암컷 한 마리가 전신성 폐혈증으로 죽음 |
2012년 9월 22일 |
큰돌고래 추가 수입 6개월만에 암컷 한 마리가 전염병인 ‘돼지 단독병’에 걸려 폐사함.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숨기고 화단에 사체를 묻었다가 남구청 연말 행정사무감사에서 관련 내용이 밝혀짐 |
2014년 3월 10일 |
큰돌고래 ‘장꽃분’ 이 새끼를 낳았으나 3일 만에 폐사함, 울산 남구청은 꽃분이 새끼의 아빠가 누군지 몰라 추정만 할 정도로 야생동물 관리가 허술했음 |
2015년 6월 |
큰돌고래 ‘장꽃분’ 2차 출산, 새끼는 폐사함. 울산 남구청은 사실을 은폐하다가 논란이 되자 2016년 1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함 |
2015년 8월 |
큰돌고래 수컷 한 마리가 다른 개체와의 싸움 도중 부상당해 패혈증으로 폐사함. 울산 남구청은 사실을 은폐하다가 논란이 되자 2016년 1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함 |
2017년 2월 13일 |
큰돌고래 수입 4일만에 암컷 한 마리가 장거리 운송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폐사함 |
2017년 6월 13일 |
큰돌고래 ‘장꽃분’ 3차 출산 |
<울산고래생태 체험관 돌고래 폐사 사건일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새끼 뿐만이 아니라 건강한 성체들도 각종 전염병과 스트레스로 줄줄이 폐사하는 ‘죽음의 수족관’이다. 오랜기간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지역의 명물이 아닌, 명물을 단기간에 강제로 만들어내려는 울산 남구청의 억지 행정이 큰돌고래들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야생에서 잡혀와 수족관에서 쇼를 하던 돌고래 5마리를 바다에 돌려보낸 나라이며, 해양수산부와 서울시는 올해 여름 추가로 2마리를 방류할 예정이다. 국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이 달라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수족관이 아닌 바다에서 돌고래를 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울산 남구청은 거꾸로 큰돌고래 수입 강행과 출산 시도를 반복하며 수족관 돌고래 늘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죽음의 수족관으로는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없다. 울산 남구청은 제대로 키우지도 못할 큰돌고래 번식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기존 큰돌고래들의 방류 계획을 포함한 단계적인 고래생태체험관 폐쇄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고철환 바다위원회 위원장은 “돌고래는 인공 수족관이 아니라 넓은 바다에 사는 동물이다. 울산 남구청이 반생태적인 수족관 운영을 계속하는 한 국민들은 울산 남구를 ‘고래친화도시’가 아닌, ‘고래학대도시’로 인식할 수 밖에 없을 것” 이라며 수족관 폐쇄와 울산 남구청의 돌고래 관광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울산 남구청은 최근까지도 꽃분이가 건강이 조금 안좋다고만 이야기하고 임신한 사실을 외부에 숨기려 한 정황이 있다”며 “잘못된 돌고래 관광 정책도 문제지만, 지자체의 이런 불투명한 불통 정책은 결코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울산 남구청의 폐쇄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2016년 6월 14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울산환경운동연합
문의 :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010-5739-7979
김영환 바다위원회 위원
010-8205-0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