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노출 땐 만성신부전증 위험 66% 늘어나

간접흡연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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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흡연공해

간접흡연 노출 땐 만성신부전증 위험 66%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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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6 조선비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콩팥 질환 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7년 ‘만성콩팥병(만성신장질환)’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1만명 당 20.39명으로, 2014년 15.75명, 2015년 17.57명, 2016년 18.86명에 이어 최근 4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우리 몸에서 정수기 역할을 하는 콩팥(신장)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특히 최근에는 간접흡연이 흡연보다 콩팥 질환에 더 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의가 요구된다. 3월 14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콩팥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콩팥은 주먹 크기만 한 장기로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고 몸의 체액과 전해질을 정상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조혈호르몬과 비타민D, 혈압조절 호르몬 생산 등에 관여해 건강한 삶을 위해 중요한 필수 신체기관이다.

정경환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손상된 콩팥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특히 초기나 중기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말기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난다"며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 고위험군 환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콩팥의 위치와 모양. /대한신장학회 제공

‘만성콩팥병’은 대표적인 콩팥 질환으로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콩팥 손상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저하되는 병이다.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사구체여과율 60㎖/min/1.73㎡미만으로, 사구체여과율이 60이하로 3개월간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이 질환은 요독, 부종, 빈혈, 혈압 상승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당뇨병과 비만, 대사증후군, 고혈압 등으로 인해 만성콩밭병이 발생할 수 있다.

크게 5단계로 구분되는데 1기와 2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3기부터 피곤함, 식욕부진 등의 증상과 피 검사에서 콩팥 이상 지표인 크레아티닌 수치가 상승하고 빈혈이 나타난다. 4기는 3기보다 증상이 더 심해지고 5기에 이르면 불면증, 구토,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 평상 시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보인다.

5기에 해당하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해야만 살 수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기 전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이 먼저 생겨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신부전 위험이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나왔다. 간접흡연은 흡연자 옆에서 직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다.

지종현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유전체학 및 역학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 중 비흡연자 13만1196명을 대상으로 만성신부전증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신장학학회 학술지(CJASN) 2019년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먼저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11만4502명)과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1만6694명)의 발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신부전증 발병위험이 1.48배 높았다. 특히 흡연자가 1.37배 높아진 것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이들 중 장기추적이 가능한 1948명에 대해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과 주 3회 미만 노출된 그룹, 주 3회 이상 노출된 그룹으로 나눠 8년 7개월간 관찰해 봤다.

그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보다 3일 미만 노출된 사람은 만성 콩팥병 위험이 59%, 3일 이상 노출된 사람은 66%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이 최대 66%까지 높아진다는 얘기다.

간접흡연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로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지종현 인하대병원 교수는 "간접흡연이 신장 질환에 흡연보다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담배 연기 노출을 자제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정부의 금연 정책으로 많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제한됐지만, 아직도 집이나 직장 등 많은 곳에서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콩팥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고염식이 콩팥기능에 악영향을 주고, 비만과 대사이상, 흡연이 만성콩팥병을 악화시킨다.

정경환 경희대병원 교수는 "신장 합병증이 잘 발생하는 당뇨, 고혈압 등 위험질환의 관리는 물론,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하고 염분 제한식을 권장한다"며 "짜게 먹으면 자연스럽게 물 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수분 및 염분이 몸에 쌓여 고혈압과 부종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 교수는 "4기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단백질 양은 건강한 정상인과 비교해 절반 정도"라며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 배설 능력도 저하되므로 칼륨이 많이 함유된 과일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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