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소금과의전쟁 승리
美 유명 가공식품서 소금 함량 크게 감소…블룸버그 뉴욕시장 소금줄이기 캠페인 영향
| 2013-02-12 10:57 | 최종수정 2013-02-12 11:04
【뉴욕=AP/뉴시스】차의영 기자 = 뉴욕시가 주도해온 국민 건강을 위한 소금량 줄이기 캠페인의 영향으로 이 운동의 타겟이 됐던 21개 유명 식품회사의 주요 제품에서 소금이 조용히 빠져나가고 있다.
크라프트 치즈 소금 함량은 3년 전에 비해 18%가 줄었고 하인츠 토마토 캐첩의 소금은 15% 줄었으며 버터볼 칠면조 고기, 언클 벤 쌀요리, 고야 콩통조림의 소금량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11일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발표했다.
소금이 줄어든 사실을 소비자가 얼마나 알아줄지는 불분명하지만 식품 함유 소금량을 줄이자는 캠페인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계속된다. 이는 식품 함량의 변화로 맛과 보존기간, 심지어 식감까지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심장병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소금은 염화나트륨으로 대개의 보통 사람들의 나트륨 공급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과 심장질환, 뇌졸중의 원인이 되며 일일 추천량은 2300㎎(티스푼 하나 정도)이지만 미국 심장병협회는1500㎎ 이내를 권장량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인의 평균 일일 섭취량은 거의 3300㎎에 이른다고 연방 질병관리예방센터는 밝히고 있다.
건강 관련 공무원들은 미국인들의 대다수와 젊은 층의 대부분이 값싸고 친숙한 가공식품들을 더 많이 섭취하고 있으며 1위인 식빵과 롤빵처럼 평소 짜다고 생각지 않았던 식품들에서도 많은 양을 섭취한다고 말한다.
특히 식탁 위의 소금병보다는 가공식품 성분 표시 라벨에 표기되어 있는 소금의 함량이 더 큰 문제라고 보건위원인 토머스 팔리 박사는 말한다. 같은 식품이라도 함유량은 천차만별이어서 식빵 한 쪽의 소금량이 80~230㎎이며 깡통에 든 닭고기 수프는 100~940㎎, 감자칩 1온스짜리 한봉지는 50~200㎎일 정도로 편차가 크다.
11년째 건강식생활 운동을 펼쳐온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2010년 주요 가공식품과 레스토랑의 소금 함유량의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유도해왔다. 2014년까지는 식품의 소금량을 25% 줄일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소금 섭취량도 20% 이상 줄이게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지난해 인스턴트 시리얼 제품의 소금을 15% 줄였고 2014년까지는 31%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카페 체인점 오봉펭(Au Bon Pain)도 이에 부응해서 기존의 샌드위치에 신선한 야채등을 사용, 소금 함량을 낮췄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크라프트 푸드 회사도 스테이크 소스에서 베이컨 제품에 이르기까지 소금을 염화칼륨으로 일부 대체하는 등 소금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염화칼륨은 과다하게 쓰면 녹슨 맛을 내기 때문에 최대10~15%를 대체하고 이 맛을 가리기 위해 다른 재료와 소스 등을 더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캠벨 수프, 펩시 콜라 등도 소금량을 줄인 제품을 내놓는 등 많은 회사들이 동참하고 있지만, 일부는 맛의 변화와 판매량 저하를 우려해 줄이는 소금의 양은 차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美 '소금과의 전쟁' 3년… 뉴욕市 첫 승리 선언
•뉴욕=장상진 특파원 조선일보
입력 : 2013.02.13 03:17
주요 식품업체 21곳 1단계 달성… 치즈 나트륨 함량 18%, 샌드위치는 27% 줄여
베이컨·케첩 업체 등도 동참
빵으로 인한 소금섭취 가장 커… 일부 업체선 짠맛 유지하려고
소금 대신 염화칼륨 쓰기도
임기 중 금연 지역 확대, 트랜스지방 줄이기 캠페인, 탄산음료와의 전쟁 등을 벌여온 '건강 전도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소금과의 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사진> 시장은 2010년 1월, 뉴욕 시민의 소금 섭취량을 5년 안에 20% 줄이는 '소금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식품 업체와 레스토랑 체인 30곳으로부터 제품 내 소금 함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4년까지 25% 이상 줄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발표했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 가운데 21개 업체가 2012년까지로 약속했던 1단계 목표를 달성했다고 알려온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시장의 이날 회견에는 이들 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6명이 참석했다.
미국 전역에서 매년 약 70만명이 고혈압·심장마비·뇌졸중 등 소금 과다 섭취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성인 1일 권장 소금 섭취량을 2000㎎으로 정해놓고 있지만, 지난달 31일부터 이를 더 줄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심장병협회의 권장량은 1500㎎ 이내다. 미국인의 일일 소금 섭취량 평균은 거의 3300㎎에 이른다고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밝혔다.
이번에 소금 줄이기 목표를 달성한 업체들은 주로 소스·베이컨·케첩·햄·가공 치즈·피자·콩 통조림 등 기본적으로 짠맛이 강한 제품을 주로 만드는 업체들이다. 크래프트사는 치즈의 소금 함량을 3년 전에 비해 18% 줄였고, 하인츠사는 토마토케첩의 소금을 15% 줄였으며,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는 클럽 샌드위치 등 인기 제품에서 27%의 소금을 덜어냈다.
그러나 뉴욕시 보건위원인 토머스 팔리 박사는 소금이 이들 외에도 대부분의 음식에 포함돼 있어 이번 결과가 실제 뉴욕 시민의 소금 섭취 줄이기에 어느 정도로 기여할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미국인의 소금 섭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음식은 '빵'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크래프트 등 많은 업체는 제품의 짠맛을 유지하기 위해 소금(염화나트륨) 대신 '염화칼륨'을 쓴다고 밝혔다. 염화칼륨은 짠맛 외에 쓴맛이 있어, 이를 중화하기 위한 다른 첨가물을 넣는 경우가 많다. 크래프트 등은 이 '다른 첨가물'의 성분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염화칼륨도 다량 섭취할 경우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