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미국의 미승인 유전자조작(GMO) 밀, 국내수입 우려
미승인 유전자조작 밀 검출에 대한 환경운동연합 성명서
- 정부는 미국산 밀의 즉각적인 수입중단 조치를 시행하라!
- 미국을 GMO 안전관리 위험국가로 지정하라!
- 미국과 몬산토는 표준시험법을 즉각 제공하라!
- 기업의 이익보다 식탁안전이 우선이다!
- 국내 유전자조작식품 안전관리를 점검하고 표시제를 강화하라!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재배를 비롯한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승인이 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밀(MON 71800 ; 몬산토 사의 밀 품목이름)이 미국 오리건 주(Oregon State) 밀밭에서 버젓이 자라고 있었음을 5월 30일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밀과 같은 주요 곡식에서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상업적으로 재배되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유전자조작 작물 생산국인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음이 밝혀졌다. 결국 미국의 유전자조작 작물 안전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형 사건이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시험재배만 승인되었고 그 이후 밀 재배농가들의 저항과 경제성 등을 이유로 몬산토 같은 제조사 역시 상업적 재배를 포기한 유전자조작 밀이 2013년 현재 자라고 있다는 점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미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밀이 유전자조작으로 오염이 되었거나, 몬산토 등 제조사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경로로 유전자조작 밀이 재배되었는지 미국 농무부(USDA)와 동식물검역소(APHID)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 경로가 어떠한 것인지와 상관없이 미국의 유전자조작 작물의 안전관리가 허점투성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생명공학 안전관리를 위한 국제협약인 바이오안전성의정서에도 가입하지 않고, 자국 내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표시제도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가 미국이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유전자조작 작물을 재배하고 수출하지만 가장 안전관리가 허술한 국가임이 드러났다. 국제사회와 CODEX 등 국제식품기구는 미국을 GMO(유전자조작작물과 식품 등) 안전관리 위험국가로 지정해야 한다.
미국 행정부는 조사에 나서면서도 한국, 일본, 대만 같은 주요 밀 수입국들에게 유전자조작 밀은 안전하고 이번 사건이 식품안전 문제로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즉각적인 미국산 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입중단 조치 대신 전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번 사태를 안이 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의심된다. 과거 미국 광우병 소고기 발견 당시에도 즉각적인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기보다 안전하다는 입장만 반복하다가 수많은 국민들로부터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지탄을 들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2006년 미국산 미승인 쌀, 2012년 미국산 비소 쌀 등 문제에도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를 확산시켰다. 이번 전수조사가 아니라 즉각적인 수입금지 등 조취를 취했어야 한다. 또한 이미 유통 중인 미국산 밀에 대한 검사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과연 한국 정부에 이번에 문제가 된 유전자조작 밀을 제대로 검사할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유전자조작 작물에 대한 검사를 주로 담당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 수입, 유통 승인된 작물과 수입, 유통신청을 한 작물에 대해서만 표준시험법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조작 밀을 검증할 표준시험법을 한국 정부는 가지고 있지 않다. 몬산토사의 다른 품종 등을 통해서 간접 확인 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즉각 미국 정부와 몬산토 사에 표준시험법 제공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의 전수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한국제분협회와 기업들의 태도와 자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 발생 며칠 전 (5월 22일) 한국제분협회는 홈페이지에 유전자조작 밀은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지 않으니 의심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글을 개시했다. 그러나 이렇게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는 어떠한 사과나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도리어 언론을 통해서 이번 사고가 밀가루 소비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먹거리 안전보다 기업의 이득만 걱정하는 협회와 기업은 무엇이 중요하고 우선인지를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는 기업에게 보내는 시민들의 엄중한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한국의 유전자조작식품 안전관리를 제대로 점검하고 강화해야 한다.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가 시행된 2001년 이후 지금까지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 강화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2실제로 2008년 정부는 표시제 강화를 약속하고 내용을 마련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로비에 아직까지 제도를 정비하지 못했다. 2013년 국회와 시민사회를 통해서 다시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선택하고 알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정부는 더 이상 일부 기업들의 몽니에 휘둘리지 말고 식탁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2013. 5. 31
환경운동연합
담당 : 환경연합 정책국 최준호 국장(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 010-4725-9177 / jopan@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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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위 성명서 내용관련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도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