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폐기물 1,700톤, 주택가에 몰래 매립
[KBS 뉴스9]
방사능 폐기물 1,700톤, 주택가에 몰래 매립
<앵커 멘트>
연구용 원자로를 해체한 폐기물을 정부기관이 경기도 지역의 도로 자재로 재활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방사능을 뿜어내는 폐기물이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밀집지역인 경기도 의왕시의 한 도로.
방사능 선량계로 측정하자
시간당 0.27 마이크로Sv의 방사능이 검출됩니다.
일반적인 도로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멀쩡한 도로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이유는 아스콘 아래 깔린 기초 자재 때문입니다.
기초 자재는 지난 2002년 해체된
우리나라 두번째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 3의 폐기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폐기물은 모두 1700여 톤.
5년이 지나도록 처리 방법을 찾지 못하자
이 폐기물을 도로의 기초재로 재활용 한 겁니다.
의왕뿐만 아니라 경기도 포천 지역 도로 포장에도 자재로
활용됐습니다.
이 곳에서는 일반 도로의 세 배에 가까운 시간당 0.39마이크로Sv의 방사능이
측정됐습니다.
주변주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 "처음 듣는 얘기예요.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더 나은 곳을 알아보러 다녔겠죠. (방사능이) 좋은 건 아니니까."
주무부처는 방사능 수치가 낮아 알릴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원자력안전기술원(음성변조) : "(주민을) 찾아다니거나 지자체에 이런 물질을 묻는다고 통보한 적은 없고요. 방사능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비슷한 방사능 수치가 나온 노원구의 폐아스콘은 안전 때문에 재활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입니다.
<인터뷰>우원식(의원/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 "현실에서 잘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지 몸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명백한 것이기 때문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합니다)."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폐기물 처리 방법을 결정하지도 않은 채 또 다른 원자로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