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아파트 라돈 공포 논란... 입주사 건설회사 갈등
2019.03.23 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지역 신축아파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는 논란이 일어 입주자들이 건설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7월 준공된 인천시 중구 A아파트(1천34세대)의 입주자대표단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이 아파트에 대한 라돈 측정을 한 결과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23일 밝혔다.
라돈 측정은 지난해 11월께 이 아파트 4세대(입주 2세대·미입주 2세대)를 대상으로 48시간 동안 대기 중 라돈을 측정해 평균값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측정 결과 이들 세대 중 2세대의 거실에서 기준치(200Bp/㎥)의 1.05∼1.4배에 달하는 라돈(210∼284Bp/㎥)이 검출됐다.
주민들은 이 아파트 현관·화장실·주방에 시공된 대리석을 라돈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시공사인 B건설사에 교체공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 아파트 한 주민은 "B건설사가 대형 업체라서 믿고 이 아파트로 이사 왔는데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나와 당황스럽다"며 "주민들은 대리석 교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B건설사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대책을 입주자대표단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B건설사는 자체적으로 이 아파트 미입주 12세대를 대상으로 라돈을 측정한 결과 모두 기준치 이하로 측정됐다며 입주자들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1월께 관련법 기준에 따라 라돈을 측정했는데 12세대 모두 기준치보다 낮은 70∼130Bp/㎥ 가량의 라돈이 검출됐다"며 "주민과 우리 건설사가 서로의 라돈 측정 결과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입주자대표단 입회하에 라돈을 재측정하는 방안을 주민 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께 입주가 시작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C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C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은 수개월 전 민간업체에 라돈 측정을 의뢰, 아파트에서 기준치 1.05∼1.5배에 달하는 라돈(210∼306Bp/㎥)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받았다. 라돈 발생 지점은 역시 현관·화장실 등지에 시공된 대리석으로 지목됐다.
입주자대표단은 대리석 교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공사인 D건설사는 민간업체의 라돈 측정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재측정을 입주자 측에 제안했다.
D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장비 2대를 투입해 12세대를 대상으로 라돈을 측정할 계획"이라며 "대리석 교체 여부는 측정결과가 나온 뒤에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측정은 1개월 안팎으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신축아파트 입주자들과 시공사들이 라돈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것은 건축자재에 대한 환경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며 "대리석 등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자재에 대해서는 사전에 시공 가능 여부를 따질 수 있는 기준이나 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