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건설 법까지 나온 라돈 문제...포스코 건설은 '묵묵부답'
2019-05-31 데일리안
포스코건설의 라돈 아파트 사태로 인한 입주민 불만과 공포가 점입가경이다. 회사가 시공한 아파트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 3배에 달하는 라돈이 측정된데다, 사후 조치라며 입주민 통보 없이 라돈저감 코팅을 해 눈속임으로 사태를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결국 ‘포스코건설 라돈방지법’까지 발의됐지만 포스코건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입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입주민들은 아파트 라돈문제는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고와 다를게 없다며 포스코건설 측에 해결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중 라돈과 관련된 연구결과나 기준마련 등을 발표할 전망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 22일 포스코건설 라돈아파트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 27일에는 ‘포스코건설 라돈방지법’까지 발의했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건설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418Bq/㎥의 라돈이 측정됐다. 이는 WHO 권고기준인 148Bq/㎥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위험경고 수준을 뛰어넘은 높은 수치다.
이 의원은 “포스코건설은 앞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하는 시늉을 하면서 뒤에서는 입주민을 기망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며 “포스코건설 신축아파트의 라돈 실태와 포스코건설의 편법적인 행태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입대의는 발암성등급 1등급인 라돈은 라돈(Rn-222)과 토론(Rn-220)으로 구성되는데 포스코건설은 토론을 제외한 라돈만 확인되는 기기로 측정할 것을 6개월 넘게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입대의와 관련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이 라돈 수치를 낮추기 위해 세대주에 통보 없이 미입주 가구에 라돈 저감용 코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의원은 이 같은 피해를 줄이고자 ‘포스코건설 라돈방지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실내공기질관리법 ▲주택법 ▲공동주택관리법 ▲학교보건법 등이 해당한다.
입대의 관계자는 “작년 12월부터 포스코건설 측과 함께 라돈을 측정해보자는 논의가 시작됐다”며 “이에 3월쯤 라돈을 측정하기로 했는데 몰래 코팅을 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후에 따로 포스코건설 측에서 새로운 입장이나 대응을 보인 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 역시 “기자회견과 관련법 발의 이후에 포스코건설 측의 반응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미입주 가구의 경우 관리책임이 시공사에 있기 때문에 (관리 차원에서) 라돈 저감용 코팅을 한 것”이라며 “아직은 라돈과 관련된 기준이 없어 작년 1월 1일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문제가 된 건데 향후 정부 기준이 나오면 그에 맞춰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른 지역의 포스코건설 아파트에서도 라돈 문제로 입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화장실 젠다이와 현관입구쪽 대리석에서 라돈이 측정되는 상황이다.
해당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에서 교체를 안 해주니까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받기 위해 개인적으로 대리석을 교체하기도 한다”며 “오히려 집주인들보단 직접 들어가서 사는 세입자들이 더 문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라돈 대리석이 교체된 집은 ‘라돈 없는 집’으로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며 “교체비용은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약 200만원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부, 국토부, 원안위 3곳이 관련 문제에 대해 같이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다음 달에 연구가 끝날 예정이다”며 “현재 WHO 말고 환경부에는 특정 자재(라돈 대리석)에 대한 기준이 없어 이 문제와 관련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라돈 침대 파문이 일어 라돈의 위험성이 세상에 알려졌고, 공포가 확산 되자 업체들이 전량수거에 나서면서 도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