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중목표,41%서 20%대로” 원전확대정책 ‘사실상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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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비중목표,41%서 20%대로” 원전확대정책 ‘사실상 백지화’

최예용 0 5101

경향신문 2013 10 14

ㆍ민관워킹그룹 정부 권고… 노후 ‘고리·월성 1호기’ 폐쇄 가능성

국가 전체
에너지원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당초 정부 계획인 41%에서 현행 수준인 20%대로 축소된다. 이는 신규원전을 짓더라도 늘어난 전력수요만큼만 짓거나 폐쇄되는 노후원전 분량만을 보충하는 것이어서 원전 확대 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민관워킹그룹(위원장 김창섭 가천대 교수)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13~2035년)’의 초안을 마련해 정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은 2035년 원전 비중을 22~29%로 유지하고 매년 약 2%씩 증가하는 전력수요는 2035년에 15% 이상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사실상 세금이 없는 발전용 유연탄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담았다. 대신 유류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비전기 에너지원의 가격은 내리는 등 에너지 상대 가격 조정을 권고했다.

특히 자가발전소 등 분산형 발전시스템을 15%까지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률과 자원개발률은 1차 계획과 마찬가지로 각각 11%와 40%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 밖에 2015년부터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며, 화력발전소에 최신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의무화해 2035년에는 온실가스를 20% 이상 감축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워킹그룹 권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원전 비중 축소다. 권고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명박 정부가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41%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지 5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2년 만에 원전 확대 정책이 대폭 수정되는 것이다. 김창섭 민관워킹그룹 위원장은 “경제성에 치중했던 1차 계획과는 달리 국민 수용성, 안전성, 송전망 여건 등 다양한 가치를 고려해 원전 비중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전 비중이 축소될 경우 가동 중인 원전 23기 가운데 2035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 14기 가운데 일부는 수명연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건설 예정인 6기의 원전 가운데 일부를 건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시민단체들은 그러나 원전 비중이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발전
설비 중 원전 비중은 26%로 권고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 전력수요가 매년 2~3% 늘고 있는 데다 2035년의 전력수요량이 예측되지 않아 원전 비중은 축소되지만 원전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킹그룹은 에너지 수요 전망에서 전력사용량이 2035년에는 2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워킹그룹에 참여한 일부 시민단체 위원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주장한 전원시스템 분산화와 에너지가격체계 개편 등이 일부 반영돼 한국 에너지 정책의 기조를 전환한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도 “참여 위원들 간의 이견으로 원전 비중을 대폭 축소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았다”고 밝혔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20년을 계획기간으로 삼아 5년마다 수립·시행되는 국가 장기 에너지계획이다. 지난 5월부터 워킹그룹이 구성돼 제2차 계획의 기본 골격을 마련해왔다. 정부는 워킹그룹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쯤 최종 계획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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