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원전확대계획 브레이크 건 시민단체위원 입장
국가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2차 에너지기본게획수립 논의에 사상 처음으로 시민환경단체 인사들이 참여하여 4개월간 논쟁끝에 10월13일 논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확정될 경우 2013년부터 2035년까지 적용되는 계획으로 당초 정부에서 밝혀온 원전비중 41%를 20%대로 (22~29%) 대폭 줄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내에서 "사상처음으로 원전확대정책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원전비중이 높아 아쉽다"는 평가가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논의에 참여해온 시민환경단체 인사들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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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참여 시민단체 위원들의 입장
에너지가격체계 개편과 전원시스템 분산화 긍정적
수요전망 합의 실패와 원전비중 대폭 축소하지 못한 것 한계
수요전망과 전기요금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2차 에너지기본계획 논의 과정은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달리 수요, 전력, 신재생, 원전, 총괄분과 등 5개의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소수이지만 시민환경단체 인사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가 가동되었다.
4개월간의 논의 끝에 5대 정책목표인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 환경보호와 안전강화, 에너지안보 강화, 국민과 함께 하는 정책추진’와 7대 과제 ‘에너지 가격체계 개편, 지속가능 전원믹스, 전원시스템 분산화, 수요관리 강화, 환경정책과의 조화모색, 에너지산업의 투명성, 수용성 제고, 신성장 동력 창출’ 등을 마련하고 원전비중을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때보다 줄이는 데에 합의했다.
원전 비중을 정함에 있어서도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경제성을 위주로 정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안전성과 수용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에도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시민환경단체에서 주장해오던 전원시스템 분산화와 에너지가격 체계 개편 등이 일부 반영되어 에너지정책의 기조를 전환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정작 중요한 근간이 되는 에너지수요전망과 전력수요전망은 워킹그룹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고 산업부에서 일방적으로 수치를 제시함으로 인해 논란 끝에 최종 합의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에너지기본계획의 가장 기초적인 작업인 에너지기준수요는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작성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수요전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가운데에는 5대 정책목표와 7대 과제는 미사여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원전비중 역시 산업부의 주장대로 수요를 부풀린 상태에서는 현재와 같은 원전비중을 유지한다고 해도 원전설비는 두 배가량 늘어나야 한다. 원전 비중은 줄었지만 원전설비가 늘어나는 숫자놀음이 되는 셈이다.
또한, 이번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시민의 우려와 의견을 적극 반영한 대폭적인 원전 비중 축소시나리오가 작성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원전 산업계와 관련 연구자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탈핵 시나리오가 작성되기에는 우리사회의 정치수준과 논의수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더불어 워킹그룹에서는 짧은 기간에 광범위한 논의 주제를 다루어서 논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차후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는 충분한 시간과 보다 개방적인 논의과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향후 진행될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워킹그룹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에너지수요전망은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에너지시민회의가 지적한 것처럼 에너지수요전망의 4대 요소 중 3대 요소가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때보다 에너지수요전망이 낮게 나오는 것으로 전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비정상적인 에너지수요 급증 실적치를 반영해서 기준수요를 높이는 것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더구나 전력수요가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때보다 2020년에는 20% 더 높게 2030년에는 30% 더 높게 전망해서 최종에너지에서 전력비중을 2011년 현재 19%‘에서 향후 28%까지 높이는 것은 특정 업종과 업체의 이익을 반영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현재로도 1인당 전기수요가 경제수준 대비 높은 편이라서 비효율적인 에너지수급구조가 문제가 되고 있다. 20년 후에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오히려 에너지수요가 줄어드는 전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10월에 있을 전기요금을 포함한 에너지 가격체계 개편 작업에서도 충분한 사회적인 논의와 함께 에너지기본계획의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논의는 에너지기본계획 논의의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는 워킹그룹 논의 과정에 시민사회단체 인사가 참여한 것으로 면죄부를 삼으려 해서는 안된다. 워킹그룹이 제시한 원전비중 범위에서 산업부가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으로 정해서도 안될 것이다. 밀양 송전탑 갈등을 비롯해 잘못된 과거의 에너지, 전력정책에 의해 빚어지고 있고 현재의 문제점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서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보다 폭넓게 진행해야 한다.
제 2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참여자
김태호, 석광훈, 안병옥, 양이원영, 윤기돈, 이상훈(가나다 순)
* 문의: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양이원영 처장 (010-4288-8402)
2013.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