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2.5의 공습,4] 중국으로부터의 영향과 일본의 대응
[PM2.5의 공습,4] 중국으로부터의 영향과 일본의 대응
▷초미세먼지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차량의 매연과 공장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 등이 매순간 도시에서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은 하루에 약 2만L이다. 서울 시내의 평균적인 PM2.5 농도를 고려하면 하루에 약 250mg, 알약 1개 분량의 PM2.5를 들이마시게 되는 셈이다.
▷평소 들이마시는 PM2.5가 호흡기건강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이종태교수 연구팀과 함께 복지관 노인 2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먼저 이들에게 폐활량측정기를 나눠주고, 매일 자신의 폐활량을 재도록 했다. 같은 기간 복지관 옥상과 강당에는 PM2.5측정기기를 설치해 PM2.5농도 변화를 살폈다. PM2.5의 농도변화와 실험참가자의 폐활량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꼬박 한달 동안 농도변화를 측정한 결과 PM2.5 농도가 높아지면 폐활량이 낮아지며 반대로 PM2.5농도가 낮아지면 폐활량이 높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PM2.5가 폐활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취재팀이 서울시가 2003년부터 10년동안 측정한 PM2.5 일일 데이터와 같은 기간 건강보험공단 접수된 질환별 환자 데이터를 비교한 데이터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PM2.5가 19 µg/m3 증가할 때마다 알르기성 비염과 천식은 각각 8%, 아토피 피부염은 10% 증가했다. 병원 입원률은 각각 14%, 11, 21%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됬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태아도 PM2.5의 위협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 등 9개국 연구진이 300만 명의 신생아를 조사한 결과 PM2.5농도가 10µg증가할 때마다 미숙아 출산비율이 10%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난 2월 미국국립 환경보건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에서 발행되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승묵교수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세먼지 PM10보다 초 미세먼지 PM2.5가 크기 때문에 결국은 농도를 낮춰주는 게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여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보다 훨씬 지독한 스모그로 몸살 앓고 있는 베이징 시. 가시거리 수 십미터로 떨어져 고속도로가 통제되는가 하면 비행기 이착륙되는일이 심심치 않게 이뤄졌다. 올해 초엔 기준치에 40배가 넘는 PM2.5가 관측됐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됐다.
▷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오던 중국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PM2.5 농도를 일반에 공개하고 오염물질배출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다.
▷ 그러나 중국당국에 이런 노력에서 PM2.5 농도가 줄어들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값싼 석탄연료로 의종하는 오염 유발형 산업구조를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과학원 에너지연구센터 사오링한은 중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석탄은 지금과 같이 앞으로도 주춧돌 역할을 하는 기초 에너지원이 될 것이며, 특히 2050년에는 석탄 소비량이 무려 1천억 톤에 달하게 될 것이라 한다. 문제는 중국이 배출하는 엄청난 양의 PM2.5가 황사처럼 바람을 타고 날아와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국제적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일한 대기환경관측기 킹에어호. 최재진은 이 비행기를 타고 한반도 상공의 대기오염물질의 이동실태를 눈으로 확인했다. 충남 태안비행장을 이륙해 곧장 서해바다로 나왔다. 육지에서 약 30km떨어진 해상의 1000m상공에서 포함한 먼지의 양을 측정했다. 1m3당 약 2500개의 입자수가 확인됐다. 방향을 내륙으로 향했고 육지에 가까워 질수록 측정되는 먼지의 수가 줄어들더니 2000개 이하로 떨어졌다. 내륙지역보다 서해상에서 더 많은 먼지가 측정됐다.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먼지가 건너오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대기환경모델링 시스템을 통해 지난 3월 서울에서 발생한 연무의 이동경로를 추정한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붉은색이 진할수록 PM2.5 농도가 높은 지역. 중국에 있던 고농도에 PM2.5 덩어리가 서해를 건너와 한반도 상공을 점령한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중국에서 넘어온 PM2.5 양은 우리나라 PM2.5 전체 농도와 맞먹는다.
▷ 일본 후쿠오카시. 일본에서도 서남쪽에 위치하여 우리나라처럼 중국발 PM2.5의 영향권이 놓인 지역이다. PM2.5에 대한 일본 사회의 경계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올해 초 중국 베이징에서 스모그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일본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일본에 미칠 영향을 촉각을 곤두세웠다. 후쿠오카 지역방송에서도 매일 아침 그 날의 PM2.5 농도 전망을 보도하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살과 1살 두 아이를 둔 나카가와씨 가족. 나카가와씨는 최근 후쿠오카시의 PM2.5 농도가 높게 나타나자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기 답답한 첫째 소스케는 엄마를 졸라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밖에서 놀게하며 햇빛을 쬐게 하고 싶지만 PM2.5 같은 물질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PM2.5를 예방하기 위한 나카가와씨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24시간 가습기를 가동하고, 빨래도 가급적 집안에 널고 있다. 부득이하게 바깥외출을 하게 될 때는 반드시 핸드폰으로 PM2.5의 농도를 확인한다.
▷ 학부모들의 염려 탓에 유치원에서도 PM2.5의 농도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야외에서 놀다가도 PM2.5수치가 높게 나타나면 아이들은 실내로 들어온다. 이 유치원 원장님은 PM2.5 수치 표를 만들어 매일매일 체크한다. PM2.5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요청 때문이다.
▷후쿠오카 시청 별관 옥상에 있는 PM2.5 측정소. 주변의 PM2.5 농도를 한시간 단위로 측정하고 있다. 후쿠오카시는 시내 8곳에서 이런 측정소를 운영하고 있다. 측정자료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매시간 시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된다. PM2.5 수치가 기준치를 넘은 경우 모바일 메신저나 SNS등의 매체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린다. 후쿠오카시처럼 지자체가 운영중인 PM2.5 측정망은 전국적으로 550여곳. 일본 환경성은 이를 13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약 10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시민들에게 PM2.5와 초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인터뷰를 했더니 무좀약, 집 먼지 진드기라고 알고 있었다.
▷PM2.5농도가 한때 기준치 4배 이상을 치솟았던 지날 달 초. 날씨예보에서는 기상청 일기 예보에 따라 오히려 바깥활동을 하기 좋은 날이라며 운동을 권장한다. 황사는 예보를 해도 정작 대기오염정보로 분류된 는 기상청에 일기예보 항목에서 빠져 있다 보니 생기는 일이다. 미세먼지 PM10에 경우 일부 지자체가 예보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초미세먼지 PM2.5에 대해서는 예보 기준조차 정해지지 않다.
▷현재로선 PM2.5 농도가 위험수위에 오르더라도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환경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환경부는 이 자리에서 오는 2015년 1월 PM2.5 대기환경기준 시행에 앞서서 내년부터 PM2.5 예보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PM2.5 문제에 소극적이던 환경부가 방향 전환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궁극 스모그사태에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PM2.5 관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