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3 미세먼지 자살 위험 4배 이상 높인다
앵커
미세먼지와 배기가스 등의 대기오염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자살 위험이 최대 4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세먼지와 자살의 연관성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도에 한정호 기자입니다.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
이 미세먼지가 자살 위험을 최대 4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울대 의대 민경복 교수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 11년간 우리나라 성인 26만5천7백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의 자살위험은 가장 적게 노출된 사람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자의 거주 지역별로 대기오염 물질의 누적값을 바탕으로 자살 발생 위험을 분석했더니 11년간 모두 564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산화질소와 이산화황도 같은 조건에서 자살위험을 각각 1.6배와 1.5배 높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고, 신체·정신적 질환을 가진 경우 자살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대기오염물질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많았지만, 자살위험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유입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체내 염증반응을 활성화하고, 이것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줘 자살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기오염 문제 해결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보여주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 온라인판에 실렸습니다.
YTN 한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