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한국에서 배출가스 조작 차량 12만대 판매”
최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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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3 12:49
폭스바겐 “한국에서 배출가스 조작 차량 12만대 판매”
한겨레신문 2015 10 2
티구안·골프 등 11종 9만2247대
A4~A6 등 아우디도 2만8791대
“전량 리콜…수리 일정은 미정”
환경부 자체 조사는 계속 진행
A4~A6 등 아우디도 2만8791대
“전량 리콜…수리 일정은 미정”
환경부 자체 조사는 계속 진행
1일 오후 인천 서구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대형차연구동에서 이 연구소 직원들이 차대동력계 장치와 배출가스 분석기로 아우디 디젤차인 ‘A3’에 대한 배출가스 검사를 하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폭스바겐(폴크스바겐)그룹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폴크스바겐·아우디 디젤차 12만1038대에도 인증 시험을 받을 때만 배출가스량을 줄이는 ‘눈속임’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앞으로 문제 차량에 대해선 ‘수리’(자발적 리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1일 “시정 조치가 필요한 EA189 엔진 탑재 차량은 폴크스바겐은 9만2247대, 아우디는 2만8791대로 잠정 집계됐다”며 “모든 조사가 끝난 뒤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189 엔진은 유로5(유럽연합이 정한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만족하며, 2000cc·1600cc 중소형 차량에 적용됐다.
‘눈속임’ 소프트웨어가 사용된 폴크스바겐 모델은 폴로 1.6 TDI, 골프, 골프 카브레올레 2.0 TDI, 제타, 파사트 2.0 TDI, CC 2.0 TDI, 더 비틀 2.0 TDI, 시로코 R-Line 2.0 TDI, 티구안 2.0 TDI, 투아란, 샤란 등 11종에 이른다. 판매 차량 가운데 2009~2015년식 티구안 2.0 TDI(2만6076대) 비중이 가장 컸으며, 2009~2015년식 파사트 2.0 TDI(1만8138대)와 2010~2013년식 골프(1만5965대)가 뒤를 이었다.
아우디 모델로는 A4(2012~2015년식), A5(2013년~2015년식), A6 2.0 TDI(2013~2015년식), Q3(2012~2015년식), Q5 2.0 TDI(2011~2014년식) 등 5개 종류에서 배출가스가 조작됐다. A6 2.0 TDI가 1만1859대, A4가 8863대 팔렸으며 나머지 모델의 판매량은 2천여대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본사 계획에 따라 소프트웨어 제거 등 기술적인 조처를 할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가 결정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오는 7일(현지시각)까지 사태 해결에 대한 종합적인 방안을 독일 정부에 제출한 뒤 승인 절차를 거쳐 배출가스 조작 차량 수리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실제 도로를 달릴 때도 인증 시험 상황처럼 배출가스량을 줄이는 조처를 취할 경우, 연비가 감소하거나 다른 성능에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한 자동차 엔지니어는 “연비 1%를 올리기도 매우 어려운데 연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규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지, 애초 그런 기술이 있었다면 폴크스바겐이 왜 굳이 무리수를 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폴크스바겐그룹이 내놓는 시정조치 계획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배출가스 관련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환경부가 리콜을 담당하고, 연비나 안전 사항은 자동차안전관리법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맡고 있다”며“폴크스바겐의 조처가 연비 등에 영향을 주면 국토부와 함께 승인해주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폴크스바겐그룹이 한국에 판매한 차량에도 ‘눈속임’ 소프트웨어 사용을 인정했지만, 정부 자체 확인을 위해 이날부터 착수한 조사는 계속 진행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