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선생님편지] 밀양의 친구들, 미니팜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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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삼선생님편지] 밀양의 친구들, 미니팜 협동조합

관리자 0 5132

안녕하세요, 이계삼입니다.

다시 인사를 드립니다. 사람을 놀래키는 기습적인 무더위네요. 먼저 안부를 여쭙습니다.

 

6.11 행정대집행이 벌써 오늘로 달이 되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울적한 기분으로 잦아들기도 했고, 대책위 사무국장이라는 책임만 없었더라면 잠시라도 훌쩍 떠나고도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의 힘이란 실로 놀라운 지라, 이제는 가라앉을 것은 가라앉고 있는 것은 있는 그런 자리까지는 저를 옮겨 주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지내고 계십니다. 그러나 속내는 여전히 복잡하고, 한분 한분에게는 내면적인 괴로움이 가지시를 않는 같습니다. 마을 안팎으로도, 후유증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국전력, 경찰, 적들에 대한 분노는 매우 손쉽게 가까운 이웃에 대한 원망과 분노, 혹은 폭력으로 투사되기도 합니다.

 

마을 공동체는 찬성과반대로 갈라져서, 과연 회복될 있을까, 싶은 절망적인 기분이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 주민들은 여러 종류의 압박을 여전히 받고 있습니다.

 

며칠은 아래 소개하는 시가 계속 귓전을 맴돌았습니다. 군국주의 시기 일본에서 불우한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별처럼 영롱한 정신으로 지금도 반짝이고 있는 미야자와 겐지의 시입니다.

 

<비에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1896~1933)

비에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않고

눈보라와 여름더위에도 지지않고

튼튼한 몸으로 절대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는 얼굴로

 

하루 현미 홉과

된장과 나물을 조금 먹고

모든 것을 자기계산에 넣지 않고

들판 소나무 그늘

조그만 초가 오두막에 살아

 

동쪽에 병든 어린이가 있으면

가서 간호해주고

 

서쪽에 고달픈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그의 볏단을 져다드리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무서워 말라고 위로하고

 

북쪽에 싸움과 소송이 있으면

없는 짓이니 그만두라 하고

 

가뭄이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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