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환경연합,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조사…"지중화 찬성"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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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환경연합,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조사…"지중화 찬성" 63%

최예용 0 4786

국민 66%"밀양 송전탑 반대 이해"…한전 조사와 상반

밀양 주민들의 765킬로볼트(kv) 송전탑 공사 반대가 일리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6.1%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5일 한국전력이 국민의 59.6%가 밀양 송전탑 공사에 찬성한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 연구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8일 오후에 휴대전화 설문을 시행한 결과, 정부와 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 이들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66.1% "공사반대 일리 있다"

응답자의 66.1%가 밀양 주민들의 공사 반대가 일리 있다고 답했고, 근거 없는 반대라는 답변은 17.6%였다. 또 집 주변에 송전탑이 들어온다면 반대하겠다는 응답이 53.9%, 찬성하겠다는 응답은 19.1%로, 송전탑이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자파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지 않았다. 응답자의 84.9%가 전자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고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3.2%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0.4%가 전자파를 환경오염 물질로 지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이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11.9%에 그쳤다.

또 상당수의 응답자가 고압 송전탑이 건강을 해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고압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WTO(세계보건기구)의 발표를 알고 있다는 사람이 62.9%, 몰랐다는 사람은 30.5%였다.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주의에서 비롯됐다는 견해에 비공감한다(47.3%)사람이 공감한다(34.7%)는 사람보다 많았다. 보상금과 관련해, 보상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겠다는 응답자가 40%를 넘었다. 집 근처에 송전탑이 들어올 경우 보상금이 충분히 지급된다면 찬성하겠다는 사람은 45.5%, 보상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반대하겠다는 사람은 41.7%였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대안으로 제시해온 지중화(송전선로를 땅에 묻는 방식)공사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63.4%, 반대하는 응답자는 21.6%였다.

마지막으로 "도시 사람을 위해 시골 사람을 희생시키는 에너지 시스템 때문에 밀양 송전탑 문제가 발생했다"는 견해에 공감하는 사람이 49.3%, 비공감하는 사람이 31.2%였다.

"밀양 주민에 전 국민 공감"…"한전, 사회 공론화의 장으로 나와야"

이와 관련해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한전의 설문조사과 전혀 상반된 견해가 나온 것은, 한전의 여론조사가 응답률이 높지 않은 유선전화로 이뤄진 데 반해 이번 여론조사는 실질적인 통신수단인 휴대전화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사는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해 훨씬 더 실질적인 여론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보수언론들이 밀양 송전탑 문제와 관련해 반대 주민들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해왔지만 전체 국민의 절반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점과 비용과 돈이 더 들어도 지중화해야 한다는 것에 65%의 국민이 찬성한 점 등에 한전은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충분한 보상을 해주면 찬성하겠다는 비중이 45%로 나왔지만 실제 밀양의 경우 노선 선정 자체가 잘못되어 송전선로가 마을을 관통하고 학교 옆을 지나는 등 피해가 너무 크다"며 "이는 송주법('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돼도 도저히 상쇄할 수 없는 수준의 피해"라고 지적했다. 또 "'아무리 보상을 줘도 싫다'는 41%의 민심은, 건강과 삶의 터전을 수호하겠다는 주권의식이 그만큼 상승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밀양 주민들이 8년간 싸워온 이유와 제시한 대안에 대해 전 국민이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정부와 한전은 공권력 투입을 통한 공사강행을 중단하고 텔레비전 토론회부터 시작해 사회적 공론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시안 2013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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