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시설 중 68.4%에 해당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석면조사 의무대상이 아니라서 안전사각지대인 경우가 있어요.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인데다가 잠복기만 10~40년이라 아동이 노출됐을 때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방법이 없었죠." 

한국환경공단 직원이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석면안전진단을 실시 중이다. 사진 한국환경공단 제공

21일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만 18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 내 아동복지 서비스 기관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다문화가정 등 우선돌봄아동이 주로 이용하는 무료 이용시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는 20년 이상 된 건물이 62.0%다. 게다가 지역아동센터 84.4%가 전·월세나 무상임대 시설로 건물주가 별도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석면이 검출되면 지역아동센터 이용자가 줄고 정부 지원이 감소할 거라는 우려 때문에 석면조사를 꺼리는 일이 많았다. 게다가 건물주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안좋아지거나 비용부담 등으로 차라리 지역아동센터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어 석면조사가 쉽지는 않았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아이들이 석면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법적 의무대상이 아니라서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를 설득해 석면건축자재 해체·교체 공사 지원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과 사랑의열매는 석면안전진단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환경공단은 △석면조사 △관계자 교육 △개선사업 현장 컨설팅 △ 해체제거 뒤 사후관리 지원 등을 한다. 사랑의열매는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이용시설 정보 공유 △환경개선사업 예산(복권기금 35억원)을 운용한다. 

지난해 지역아동센터 100곳에서 석면 해체·제거가 이뤄졌다. 올해도 100곳을 진행 중이다. 행여 보육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공사에 따른 이사나 임시공간 이용료, 대체 프로그램 운용비용 지원 등도 함께 진행된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석면안전진단 결과 석면이 검출된 지역아동센터 총 696개소 중 496개소(71.3%)는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석면해체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법적 의무대상의 경우에도 석면조사 의무만 있고 해체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식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법적 의무 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환경공단은 이러한 석면환경개선사업으로 '2023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소외ㆍ취약계층 아이들의 소중한 보육공간, 석면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로 모범실패 사례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 3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