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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규 | 조회 수 :2,603 | 댓글 :1 | 15-03-03 02:02

KBS 취재파일K ‘석면 1% 기준’이 만든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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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1일 오후 1120. KBS 1TV 취재파일K에서 삼일절에 맞춰 일제시대에 개발된 석면 광산중 충남 청양군 비봉석면광산을 다뤘습니다.

비봉 석면광산은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석면광산 내에서 건설폐기물 중간 처리하는 업체가 석면 채굴했던 곳을 파헤쳐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석면광산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석면질환에 희생됐고,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광산을 소유한 업체는 석면이 나오는 곳을 파내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하려고 짓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석면광산은 토양이 오염되어 토양을 정화하는 광해복구를 했거나 진행 중입니다. 사례로 충남 광천과 충북 제천지역을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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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규님의 댓글

임흥규 작성일

<인터뷰> 정지열(홍성군 주민) : "빻은 게(석면 분진이) 마을을 덮었으니까. 하얀 게 나무 같을 거를 아주 뿌옇게 눈꽃같이..."

<녹취> "종업원 천여 명이 거기에 생존을 위해서 광산에 노동자로..."

<인터뷰> 김득호(홍성군 주민) : "거의 한집에 하나꼴, 두 사람 있는 사람들도 몇 집 되고 (석면폐증)1급 환자도 있고 암 환자도 있고..."

<인터뷰> 윤봉희(지역 주민) : "그게 그렇게 위험한 것인 줄 몰랐어요. 코에 석면 가시가 들어가서 막혀서 숨이 못쉴 정도로..."

전국에 확인된 석면 광산은 38곳, 이 가운데 80% 정도가 이곳 충청도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모두 일제시대 때 개발돼 지금은 폐광산이 됐지만 그 피해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극심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서둘러 복원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 옛 광산 터에서 개발 사업을 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상복을 입은 한 남성이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8달째.

충남 청양군청 앞에서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입니다.

<인터뷰> 권오민(지역 주민) : "작년 6월인가 7월부터 계속 돌아가면서 서는 거예요."

옛 석면광산 터에 쓰레기 매립장 건설을 반대하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쓰레기 매립장 예정지는 지난 2001년부터 폐기물 중간 처리장으로 사용돼왔습니다.

처리장이 내려다보이는 천막 초소, 주민들은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지 날마다 감시하고 있습니다.

<녹취> 노형식(지역 주민) : "차에 싣고 내릴 적에 주로 먼지가 많이 나는데, 심지어 많이 날 때는 이게 봄바람이 날 때는 산이 뽀얗게 안보일 정도예요."

이곳에서 4년 전까지도 석면이 함유된 사문석을 다량 채굴해왔기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석면광산이 운영됐고, 기록상으로는 지난 70년대 후반에 석면 광업권을 등록한 사실이 확인됩니다.

폐광되기 전까지 채굴된 석면이 2천 7백톤, 사문석은 35만 톤이 넘습니다.

<인터뷰> 노형식 : "여기 노천광으로 이 산이 굉장히 높았단 말예요. 한 50미터?"

현재 운영 중인 폐기물 처리장 주변에는 석면 광맥이 흐르는 기반암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이인현(지질학 박사/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 : "이 지역은 아주 미세한 틈을 타고 (사문석에) 석면이 형성이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 작업하는 상황에서도 굴러떨어지거나 해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할 때 석면이 섞여 들어가서 주변에 비산되는 그런 상황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폐광산 자리를 흙으로 덮는 복원을 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쓰고 있는 곳은 여기 비봉광산뿐입니다.

<인터뷰> 권혁호(지역 주민) : "(석면 광산이) 그냥 노출이 되어있기 때문에 노출된 석면들 성분으로 인해서 피해가 2차, 3차로 계속 발생하고..."

석면광산 반경 1km 안에 있는 고 이기태 씨 집.

이 씨는 폐에 석면이 박혀 염증이 생기는 석면폐증을 앓다 두 달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고인 부인 : "기침을 많이 하고 속 아파서 많이 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다가 그냥 가을에 그렇게 갑자기 아파가지고 그 사람이..."

가장 심각한 석면 질환인 악성중피종을 앓다 숨진 노인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도연(고인 며느리) : "갑자기 주무시다가 피도 토하고 너무 고통스러워하시고."

석면 질환으로 판정받은 지 석 달 만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도연 : "광산이랑 가까운 바로 거기 1미터도 안되는 사이에서 50년 동안 농사를 지으신 거예요. 거기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마셔가면서 밭을 일구신 거죠."

잠복기가 최대 50년이라는 석면 피해가 이제서야 나타나는 겁니다.

남편을 폐암으로 잃은 박영신 씨도 최근 석면폐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박영신(석면폐증 3급 환자) : "우리네는 석면에 대해서 보지도 못하고 얘기만 들었는데 그게 어떻게 그런 증세가 생겼는지 몰라. 내가 (광산에) 다니길 했나."

100여 가구에 불과한 이 마을에서 10명 가량이 석면 질환 판정을 받았고, 지난 한해 동안만 석면의심환자 20명이 추가로 생겼습니다.

2011년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된 이후 공식 확인된 수치로, 그 이전의 피해는 집계조차 되지 않습니다.

석면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마을 도로와 집 마당, 논 등 7곳에서 30여 개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녹취> 이인현(지질학 박사) : "조금 심각한데요. 진짜. 내 코 앞에 석면 깔아놓고 있는 거랑 똑같잖아요."

70% 이상에서 석면이 검출됐고, 석면 농도는 최대 4%까지 나왔습니다.

<인터뷰> 임흥규(환경보건시민센터 팀장) : "그게 광산하고 마을 곳곳에 뿌려져 있는 게 혼재돼 있어서 상당량이 호흡기를 통해서 들어왔을 거라고 보는 거죠."

불안과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폐기물 처리장 업체는 이번엔 쓰레기 매립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권오복(매립장반대주민대책위원장) : "석면이라는 것은 땅 속에 덮으면 아무 피해가 없다고 하는데 이걸 또 하기 위해서 거기를 18미터를 땅속을 파야 된답니다. 지하로 그러면 거기 석면 있는 곳을. (석면)분진 날리는 거를 누가 어떻게 하고..."

주민들은 폐기물 처리장에 이어 매립장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 의견이 배제됐다고 항의합니다.

<인터뷰> 이상선(충남시민재단 대표) : "(주민들이 쓰레기 매립장 추진을) 어떻게 알아서 군수와 과장을 찾아갔더니 자기네들은 절차적 문제 없으면 내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남의 얘기 하듯이 하니까..."

청양군청은 결국 사업 신청을 일단 반려했지만, 법적으로 막을 길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오수환(청양군청 환경관리담당) : "2009년, 2010년 이때부터 석면이 유해하다 얘기가 나온 거지 그 전에는 석면이라는 게 전혀 언급된 적이 없었고요. 법적으로도 그런 사항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석면광산 지역이라고 해서 매립장 허가를 해주지 말라는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해당 업체는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쓰레기매립장 추진업체 관계자 : "저희 자체 조사 결과 법에 저촉될 만한 1% 이상의 석면이 검출이 안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법원이 열개 소를 45미터 이상 파봐라 해가지고 팔 겁니다."

광산피해방지법은 폐광산을 의무적으로 복원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시행된 석면안전관리법은 폐광산 터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 사업을 할 때는 비산 방지 등의 요건을 갖추라고 돼 있습니다.

석면을 규제하겠다며 만들어진 법이 오히려 개발 행위를 용납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애란(법조공익모임 '나우' 변호사) : "개발 행위를 할 때 비산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해라 등인데 양쪽의 양자의 규정들이 결국은 좀 충돌되고 모순되는 거죠."

또 규제 대상이 되는 석면 함량 기준을 단순히 1% 초과라고 정한 것도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용진(순천향대 석면환경보건센터장) : "석면과 관련된 질병 위험성에 대해서는 0이 될 수 있는 노출 수준이 없기 때문에 석면에 대한 허용 한도를 설정할 수 없다. 기준 이하라 그래도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런 결론이 나는 거예요."

3년 전까지 채굴이 이뤄진 제천의 한 채석장.

이곳에서 불과 50미터 떨어진 곳에 과거 석면광산의 갱도가 남아있습니다.

<녹취> 김진우(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이 일대가 석면 광맥이 지나가고요. 주민들이 일제 시대 때 이 안에서 석면 광맥을 따라서 소규모로 채굴을 했던 그런 현장입니다."

이런 석면 광맥은 주변 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인근 채석장에서 채굴된 백운석에도 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김진우 : "석면 지질대에 이 채석장을 허가해줌으로써 그 석면으로 오염된 돌들이 외부로 팔려나가고 이제 오염이 널리 확산되었죠."

그러나 석면 규제 대상에서 백운석은 제외돼 법적으로는 문제삼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녹취> 김진우 : "산업계의 입김도 있고요. 이게 제철소라든지 여러곳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전국 곳곳에 석면으로 오염된 백운석이 나가있지만 다시 회수하거나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그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뒤늦게 피해 확산을 막겠다며 옛 광산 터와 채석장을 흙으로 덮어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폐광산 주변을 파헤쳐 채굴된 석면 암석은 이미 전국으로 퍼져나간 상태입니다.

<녹취> "아이고 (숨)가파서 어쩐다. 숨 차가지고."

3년 전 석면폐증 인정을 받은 윤석기 씨.

같은 해, 부인 강도준 씨도 석면질환 의심 환자로 관리 대상에 올랐습니다.

<인터뷰> 강도준(지역 주민) : "나는 뭐 그런 이 석면이 나쁘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지. 그러니까 난 아무 생각없이 산 거야."

<인터뷰> 윤석기(지역 주민) : "이걸(석면 질환 판정) 받고 나니까 이제는 포기되더라고. 병원에 가려고 하지도 않았지. 포기했어."

석면광산 주변의 피해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인터뷰> 이용진(순천향대 석면환경보건센터장) : "석면이라는 거는 비산이 되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이제 분진식으로 날리기 때문에 이게 뭐 날리면 보통 몇 킬로까지도 날아갈 수 있고 이러기 때문에 비산된 먼지가 주민들이 흡입하면서 질병이 발생될 수가 있어요."

그러나 현행 법은 석면 함량 기준이 1% 미만이면 마치 안전한 것처럼 착시 현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면 누구나 석면 광산 부지에서 어떤 형태의 개발도 할 수 있습니다.

<녹취> 윤봉희(석면광산 지역 주민) : "저는 나이가 어지간히 됐고, 그래서 앞으로 후손들한테도 이게 계속 노출돼서 그런 저 같은 병이 걸리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석면 질환이 인정된 환자는 1400여 명.

우리나라에서 단일 오염 물질로 발생한 환경질환피해로는 가장 많습니다.

치명적인 석면의 위험성을 철저히 통제하지 못하는 허술한 법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의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안다영 기자 mauv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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