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건강해야②] 환경성 석면피해구제 1호 최형식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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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건강해야②] 환경성 석면피해구제 1호 최형식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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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대표적인 환경보건 운동 엔지오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란 타이틀로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방사능 안전, 미세먼지, 석면, 유해 식품, 시멘트 먼지 공해, 전자기파 공해, 환경호르몬, 중금속 중독 등의 문제를 공동기획해 매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이 글에 대한 원고료는 환경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활동에 쓰일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3월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재앙 3년을 계기로 본 방사능 안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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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피종암 진단 받은 최형식 선생이 향한 곳은...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②] 환경성 석면피해구제 1호 최형식 선생 별세

오마이뉴스 201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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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 석면피해구제법 국민서명용지를 국회에 전달하고 나와 국회의 역할을 기대한다며환하게 웃음짓던 최형식 선생 
ⓒ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단체, 노동단체, 전문가와 석면피해자들의 모임인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중피종피해자위원장인 최형식 선생이 지난 3일 오후 9시께 별세했습니다. 이틀 후인 5일, 광명성애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고인은 1942년생으로 올해 73세입니다.

최형식 선생은 2008년 6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원발성 악성중피종암이라는 희귀암을 진단받았습니다. 중피종암은 예후가 매우 나쁜 불치병으로서 발병 후 평균 1년 이내 대부분 사망합니다. 악성중피종암의 발병원인의 85~95%가 석면노출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석면암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최형식 선생의 중피종암은 처음 복막에 발생했다가 사망 직전인 최근에 흉막, 즉 폐로 전이되었습니다.

중피종암을 진단받고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아 자포자기했던 최 선생은 정신을 차리고 석면이 원인이라는 걸 알아내 서울대 백도명 교수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를 찾았고 이후 피해구제법 제정 및 피해자지원 등 석면추방 환경운동에 적극 앞장섰습니다.

처음 최형식 선생은 자신이 석면에 노출된 원인으로 1996부터 2008년 사이 경비직으로 일했던 아파트 기계실 천정석면텍스를 의심했고 산재신청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노출가능성이 낮은데다, 석면 함유가 확인된 아파트에서의 근무 기간과 발병 시기 사이의 잠복기가 짧아 가능성이 낮았습니다.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그가 살았던 광명시 철산동 일대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 대규모로 진행된 재개발로 인한 환경성 슬레이트석면비산 노출이 유력한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중피종 환우들과 고통 나누기 위해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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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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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보건시민센터

최형식 선생은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전국민서명운동에 앞장섰고 서명결과를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석면피해자를 돕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10년 법이 제정되었고 2011년 시행되었습니다. 최형식 선생은 석면피해구제법에 의거하여 가장 먼저 판정받은 환경성석면피해구제제도의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2011년 2월 14일 발급된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명의의 '석면피해판정위원회 심의결과 및 등급결정서'엔 2011년 판정 제1호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형식 선생은 석면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환자관리정보를 제공하는 중피종암 환우돕기활동을 펼쳤습니다. 최 선생은 병원의료진이 중피종 질환에 대해서 매우 무지한데 놀라 동료 중피종 환우들이 받을 고통을 나누기 위해 이를 썼습니다. 더불어 석면문제가 발생하는 전국의 현장을 찾아 석면피해의 위험성을 온몸으로 전했습니다. 환경부장관을 여러 차례 만나 석면피해구제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최형식 선생과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가 지적한 제도개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구제금이 턱없이 낮다. 중피종암의 경우 2014년부터 20%가량 인상된 총액이 3500여만 원인데 이는 같은 질병으로 지급되는 산업재해 보상금의 10~30% 수준에 불과하다. 둘째, 석면폐질환의 경우 구제금이 500만~1500만에 불과하고, 치료가 되지 않는 불치의 질환임에도 요양급여가 2년밖에 지급되지 않는다. 셋째, 구제금 지급에 사용되는 구제기금 조성 대상에서 과거 석면브레이크와 클러치를 사용한 자동차업계, 석면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축업계와 시멘트산업계 그리고 여러 가지 석면함유 제품을 판매한 전자산업계 등 굵직한 석면관련 산업계가 빠져 구제기금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았다. 넷째, 세계보건기구는 후두암 등을 석면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구제제도는 일부 질환만 인정하고 있다. 다섯째, 석면질환자의 경우 비급여 진료항목이 많은데 이에 대한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 선생이 활동한 2008~2013년은 서울과 수도권 및 전국에서 뉴타운 개발 붐이 일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주택철거가 이뤄졌고 석면슬레이트, 석면텍스 등 석면건축물의 철거가 대대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석면노출피해가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었습니다. 최 선생은 용산사태가 발생한 현장인 용산뉴타운 4구역의 철거민을 만나 석면노출피해의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일본 석면피해자단체와의 교류에도 적극 참여하여 일본을 방문했고, 캐나다의 석면광산확대계획에 반대하는 국제캠페인에도 앞장섰습니다.

병원 입원 후에도 석면 추방 염원한 최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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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석면워크숍에서 발표하는 최형식 선생 
ⓒ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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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월 서울 중구 캐나다대사관을 방문 캐나다의 대규모 석면광상개발에 항의하는 최형식 선생(가운데 모자쓴 이) 
ⓒ 환경보건시민
2013년부터는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져 병원입원이 잦아졌습니다. 지병이었던 천식도 그를 괴롭혔습니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는 2013년 12월 열린 환경피해자대회에서 최형식 선생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는데 입원 중이라 직접 받지 못하고 동료 중피종환자들이 대신 수상했습니다.

최형식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인 2월 27일 녹색병원에 입원한 그를 찾았을 때, 그는 병상에서도 "중피종피해자들을 돌봐줄 모임이 잘되기 바란다"며 다른 피해자를 걱정했습니다. 그는 석면을 추방하여 더 이상 석면으로 인해 고통 받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그는 발병 후 5년9개월여를 병마와 싸우면서 석면추방운동에 그의 생애를 불태웠습니다. 아시아석면추방네트워크, 일본중피종환자가족모임, 홍콩의 아시아모니터링센터, 인도네시아석면추방네트워크, 인도환경보건센터, 미국석면피해자협회, 영국의 국제석면추방사무국, 프랑스석면피해자협회 등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의 많은 석면관련 단체들이 최형식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와 가족에게 전해왔습니다. 특히 국제석면추방사무국(IBAS)은 최형식 선생의 활동을 사진과 함께 특집으로 홈페이지에 소개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2009년 발생한 베이비파우더 석면사건에 대해 사용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지만, 일상생활 속에 석면노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시민 누구라도 1급 발암물질의 석면에 희생될 수 있습니다. 최형식 선생은 그 대표적인 피해사례입니다. 최형식 선생이 석면피해 고통이 없는 평화로운 곳에서 편히 쉬길 바라며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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