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자료32] 우원식, 청문회 결과보고 및 향후 계획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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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피해

[국정조사자료32] 우원식, 청문회 결과보고 및 향후 계획 브리핑

2016년 9월 7일 우원식위원장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내용입니다.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결과보고 및 향후 계획 브리핑

 

지난 주 ‘가습기살균제’ 청문회가 끝났음. 국정조사는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음. 그래서 그간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특위 위원장으로써 보고 드리고자 함.

 

특위는 지난 8월 29-30일, 9월 2일 3일 간의 청문회를 실시함. 청문회는 ▴제품 판매 및 유통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책임은 무엇인가? ▴가해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하는 과정에서 해당 제품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사전인지 및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는가? ▴가습기살균제가 악성 폐질환의 원인이라고 밝혀진 이후, 진상규명 과정에서 가해기업과 정부의 대응 상 문제점은 무엇인가?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은 어떻게 수립되고 있는가? 등을 중심으로 진행함.

 

정부는 “당시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상 물질 신고가 한 번 이루어지면 같은 물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도 다시 신고하거나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 이른바 ‘제도적 불가피론’을 고수하며 정부의 과실과 책임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았음.

 

그러나 특위는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의 명백한 과실과 책임을 밝혀냄.

 

먼저 화학물질 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종합적 유해화학물질 관리가 아닌 제품(용도) 중심의 관리만 해왔음. 그간 환경부는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권한만 있고, 제품(용도)의 안전관리는 소관이 아니다”라고 밝혀왔음. 그렇다면 마땅히 해당 화학물질의 여러 노출 가능성에 대해서 유해성 검사를 실시했어야 함. 그러나 환경부는 반대로 물질의 용도만을 관리함으로써, 유해화학물질이 특정 용도로 등록한 이후 다른 용도로 사용되더라도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음. PHMG의 경우 카펫 항균제, PGH는 ‘고무, 목재 보존제’로 쓰였기 때문에 그 외 용도에 따른 유해성은 점검하지 않은 것.

 

환경부는 용도에 대한 심사마저 허술하게 진행함. PGH의 경우 배출경로를 ‘스프레이·에어로졸 제품 등에 첨가’라고 명시되어 제품에 분사하는 형태로 사용할 것임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추가적인 실험을 실시하거나 요구하지 않았음. 또한 최초 신고와 달리 유해물질들이 ‘가습기살균제’라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음에도 유해성 심사를 다시하거나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가습기살균제 제조 상 아무런 규제가 없었음.

 

무엇보다 환경부는 화학물질 관리·심사 및 생활화학용품 규제 상 문제점이 있음을 진즉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개선하지 않았음. 환경부는 2005년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신규화학물질에 대한 심사가 끝나더라도 용도의 변경 등이 발생하면 재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음.

 

산업부는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각종 제품을 관리하는 부처임에도 가습기살균제를 공산품으로서 관리하지 않았음. 산업부는 ‘품공법’에 의해 다른 법령으로 별도 관리하지 않는 공산품의 취급과 사용에 대하여 관리해야 함에도 하지 않은 것.

 

심지어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가 ‘가습기살균제는 어느 법령에 의해 관리되는가?’라고 문의했으나 잇따라 보건복지부나 식약처로 떠넘기고, 해당부처에서 되돌아오자 최종적으로 ‘우리 소관이 아니다’고 결론 내렸음. 그 결과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는 말 그대로 ‘무법지대’가 되었음.

 

노동부는 PHMG 심사 시 경구독성 및 안구 자극성 등 유해성을 확인하였음에도, 기업의 정보보호 요청에 의해 PHMG가 아닌 YBS-WT라는 가명으로 공표함. 그 결과 같은 PHMG임에도 환경부와 노동부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물질을 관리함. 기업의 영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정부 부처 간 아무런 의미 없는 정보만 교환한 셈. 또한 정보보호 요청기간인 3년이 지났음에도 재고시 없이 계속 가명으로 관리한 사실도 확인하였음.

 

‘의약외품’을 관리하는 식약처 또한 관련법령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 식약처는 약사법에 의해 ‘감기, 폐렴 유발균 등 유해세균 제거’라 표시한 세퓨 가습기살균제를 적발하여 처벌하지 않았음. 또한 식약처는 아토오가닉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의 판매허가 문의에 “‘아토’, ‘오가닉’ 등 의약적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여서는 안 된다”고 답변하였음에도, 제조사는 그대로 판매하였지만 적발하여 처벌하지 않았음.

 

질병관리본부는 인과관계 규명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음. 당시 질본은 가습기살균제와 폐질환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실험을 통해 CMIT/MIT에 대해서는 ‘인과관계 없음’ 판정을 내렸음. 그러나 실은 질본이 당시 CMIT/MIT의 독성이 나타날 수 없는 조건 하에서 실험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고, 강행한 사실을 확인함. 이는 SK케미칼, 애경, 이마트 등이 수사에서 사실상 제외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음. 중대한 인명 사고의 원인을 밝혀낼 책임이 있는 국가기관이 고의로 실험 조건을 왜곡한 것.

 

결국 이번 사고는 제도적 미비에 따라 불가피에 발생한 것이 아닌 규제 부작위에 의한 것임. 국가가 제도적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헌법 상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적어도 최소한의 적절하고 효율적인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과소보호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며 명백한 국가의 책임임. 그럼에도 정부는 단 한 번도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았음.

 

다음은 옥시 레킷벤키저, SK케미칼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업체의 과실과 책임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음. 먼저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는 이번 사건의 책임 및 피해자 구제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RB 본사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음.

 

그러나 RB는 2000년 옥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의뢰했던 가습기살균제의 흡입독성 실험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2004년에는 RB 본사가 직접 작성한 가습기살균제의 <제품안전보건자료(PSDS)>의 ‘유해성확인 사항’란에 ‘수증기, 분무 시 호흡기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음’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 이는 본사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과 흡입독성 실험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임. 또한 PSDS에 흡입독성이 없다고 표기함으로써 허위의 문서를 만들었다는 점도 밝혔음.

 

RB는 2011년 정부발표 이후 법적 대응을 위해 서울대·호서대·KCL 등 국내·외 연구기관에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함. 이 때 KCL에 의뢰한 1, 2차 실험은 옥시 관계자가 계약을 체결했으나, 3개월 후 계약자를 바꿔 RB 소속 연구원이 직접 계약을 체결함. 이 실험에서 ‘폐 이외의 장기까지 손상이 온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해당 보고서 수령을 거부함으로써 이 보고서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은폐됨. 이 은폐 결정이 RB 본사의 결정이라는 것이 확인 됨.

 

RB가 자사에 불리한 보고서를 조작, 은폐한 정황도 확인함. 옥시가 의뢰한 서울대 실험결과에서도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실험동물 태아에 기형이 발생하고, 각종 장기에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자, 옥시는 관련 데이터와 내용은 삭제하고 유리한 부분만 모아 수사기관에 제출. 이 실험에 참여한 서울대 연구원은 청문회에서 “실험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 RB연구원과 김앤장 변호사도 있었다”고 증언. 이 보고서 조작이 RB와 김앤장의 ‘작품’인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함을 촉구.

 

또한 RB는 미국 Wil Research에 의뢰한 보고서 상에서도 “폐, 간, 소화기관 등에서 증상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받았음에도 이를 4년 간 은폐한 것도 확인되었음. 보고서 표지에 의뢰자가 ‘레킷벤키저 그룹 PLC’라고 적시되어 있음. 즉, RB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해서 각종 실험을 통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 은폐의 주체가 바로 본사라는 증거임.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물질들인 PHMG와 CMIT/MIT를 개발·공급한 SK케미칼은 그간 검찰조사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되어 왔으나, 이번 특위 조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해야 하는 핵심 기업임이 드러났음.

 

먼저 SK케미칼은 PHMG는 ‘카펫 항균제’ 용도로 개발된 것으로 “가습기살균제로 쓰일 줄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음.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용마산업)가 홈플러스에 납품한 가습기살균제의 항균력 실험을 SK케미칼에 의뢰한 사실을 확인하였음. SK케미칼은 실험 보고서 상 ‘가습기 청정기’로 명시된 것을 두고 “공기청정기 항균력 실험이다”라고 주장했으나, 증인으로 출석한 용마산업사 대표가 “오타다, 가습기살균제 실험이 맞다”고 증언함. 또한 이 보고서를 보관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홈플러스의 가습기살균제 PB상품인 가습기청정제임’을 증언함.

 

SK케미칼이 PHMG 물질을 공기청정기 필터용 항균제로 공급한 사실도 확인. SK케미칼이 소비자가 흡입할 수 있는 제품에 PHMG가 사용된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음.

 

옥시 레킷벤키저에 PHMG를 유통한 중간 도매상(CDI)으로 부터는 “일정량 이상 주문 시 SK케미칼이 원료물질을 직접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한빛화학)으로 전달했다”는 증언을 확인함. SK케미칼이 PHMG가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물질로 쓰였다는 점을 인지할 수밖에 없다는 의혹도 강하게 제기됨. 그럼에도 SK케미칼은 여전히 PHMG에 관한 책임소재를 부인하고 있음.

 

SK케미칼은 CMIT/MIT에 대해서는 “유해성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기준치 이하로 사용하여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음. 그 근거중 하나로 서울대학교에 의뢰한 흡입독성 실험 자료를 들었으나 이 자료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음. 해당 실험을 수행한 서울대학교 교수조차 “당시에는 흡입독성 실험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며, “실험이 1994년 10월에서 12월까지 진행됐는데, 실험도중인 11월에 이미 신문에 가습기살균제 판매를 광고했다”고 증언함. 이는 당시 SK케미칼이 CMIT/MIT 기반 가습기살균제 제조 당시 인체 유해성 및 안전성에 대해서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증거임.

 

그 외 특위는 최종 판매업자로서 가습기살균제의 안전성을 점검하지 않은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기업의 과실과 헨켈홈케어코리아, LG생활건강이 최초 가습기살균제 판매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은폐한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책하였음.

 

이상 국정조사 청문회의 성과를 보고드렸음. 

 

그러나 여전히 검찰은 RB 본사 및 SK케미칼에 대해서 미온적으로 임하고 있음. 심지어 특위에서 각종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앤장에 대해서도 청문회 직후 무혐의로 결론을 내버렸음.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수사기관에 위조된 보고서를 제출해 수사에 혼선을 준 김앤장의 불법행위 의혹을 검찰이 묵과하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음. 검찰은 옥시의 증거은폐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김앤장의 책임을 교묘히 덮어줄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5년 넘게 끌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관련 부처의 과실에 대해서도 엄중히 수사해야. 그간 피해자를 중심으로 감사청구가 있었음에도, 감사원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왔음. 이에 특위 차원에서 감사원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였음.

 

RB에 대하여, 현재 특위는 21일 영국방문이 예정되어 있음. 라케시 카푸어 RB CEO, 영국 관계 장관, 영국 내 부정부패를 수사하는 중대비리조사청(SFO) 책임자를 면담할 예정.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분명한 사과와 피해구제 대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을 주문할 예정.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 중임. 지난 청문회를 통해 관련 기업이 인도적 차원의 피해구제 기금 조성 참여에 동의함. 특위 차원에서 폐 이외의 질환 인과관계를 신속히 규명하여, 3·4등급 판정 피해자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가능하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할 예정임.

 

국민생활과 밀접한 유해화학물질 및 생활화학제품의 관리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이중삼중의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특위의 안을 만들어 제출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음.

 

무엇보다 이번 청문회는 RB 전직 CEO, 연구원 등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며 국정조사 청문회의 실효성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음. 국정조사는 국민의 명령으로 해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실시하는 것, 기관 및 증인이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곧 국회를 넘어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 국회 국정조사 및 청문회 증인출석 권한을 강화해야. 동행명령 의결 시 거부 불가, 김앤장 측과 같이 의도적인 진술 거부 시 처벌 강화 등을 검토해 국민의 권위를 세우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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