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노출 종료 후에도 폐 손상 지속·악화
가습기살균제 노출 종료 후에도 폐 손상 지속·악화
안전성연 "가습기살균제 피해 판정 근거 자료로 활용 가능"
PHMG-p 흡입 노출 중단 이후 시기별 폐 조직
PHMG-p 노출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만성 염증(붉은색 화살표) 정도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증상은 노출 종료 후 24주까지 회복되지 않고 지속하거나 악화했다. 대조군(Control Group)은 청정한 공기만 노출했을 때의 폐 조직이다. 2022.12.14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가습기살균제의 대표적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인산염(PHMG-P)을 들이마셔 발생한 폐 손상은 흡입을 멈춘 뒤에도 오랜 기간 지속하거나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에 따르면 연구진은 가습기살균제 성분 중 치명적인 폐 손상을 야기한 PHMG-P를 실험용 쥐에 4주간 흡입시킨 뒤 전신 수준의 변화를 24주간 관찰했다.
그 결과 쥐의 호흡계 중 비강과 기관지 손상은 흡입 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회복됐으나, 폐 손상은 최대 관찰 기간인 24주까지 유지되거나 오히려 악화했다.
동물의 24주는 사람의 약 16년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습기살균제로 유발된 폐 손상은 상당히 오랜 기간 회복되지 않고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조직의 세포가 손상을 받아 세포막이 파괴되면 심장·신장·뇌·근육 등에 존재하는 AST 효소와 주로 간세포에 존재하는 ALT 효소가 혈액으로 흘러나와 농도가 높아지는데, 흡입이 종료된 4주 후 혈액에서는 AST와 ALT의 농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한 뒤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 이규홍 단장은 "가습기살균제는 2011년 폐 손상 원인 물질로 확인된 이후 노출이 중단됐으나 시간 흐름에 따른 손상의 진행을 참고할 수 있는 연구자료가 없어 인체 손상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판정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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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co-health.org/bbs/board.php?bo_table=sub03_02&wr_id=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