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기업'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책임져라" 촉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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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8 16:23
가습기 살균제로 세상 떠난 고인 유품 전시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족, 기업 15곳 '살인죄' 고소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4.08.28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28일 서울역광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품을 전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News1 |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떠난 내 아이, 내 아내가 하늘에서 보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28일 서울역광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품을 전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참사'"라며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고 유통, 판매한 '살인기업'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드러난 지 3주년을 맞아 서울역광장 계단 위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130여명의 이름과 사망날짜 등이 적힌 현수막 및 토끼 인형과 신발, 성모상 등 고인의 유품을 전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산소호흡기를 24시간 착용해야 하는 임성준(11)군의 어머니는 이 자리에서 "성준이는 신생아때부터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평생 산소통을 달고 살아야 한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죄로, 성준이는 또래 친구들이 학교에 가 공부할 나이에 지금 이 자리에 나와 있다"며 눈물을 훔쳤다.
역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지난 2008년 3월 아내를 잃은 최주완씨도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한 기업을 처벌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도 진심어린 사과 없이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기업들은 피해 가족과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어린 딸을 잃은 백승복씨는 "지난 2006년 금쪽같은 딸 아이를 대한민국 대기업이 제조·유통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허가한 가습기살균제로 잃었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부처간 '핑퐁게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서 볼 수 있듯 국가의 민주적 척도는 사건 발생 후 수습·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지 3년이 넘었으나,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평생 폐질환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A양의 아버지 강찬호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것"이라며 "억울하게 죽어간 고인들이 원하는 것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회복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 모인 이들은 "연간 20여 종류의 가습기살균제품 60만개를 매년 겨울철에만 800만여명의 시민들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말까지 집계한 신고 사망자는 144명이지만,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지 3년이 지났지만 '옥시싹싹'을 만들어 판 가습기 살균제 최대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를 비롯해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할인마트사 등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정부의 조사가 잘못됐다며 대형로펌을 앞세워 법적 소송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다시는 생활용품이 사람을 죽이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살인기업들에게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족 등은 지난 26일 옥시레킷벤키저 등 국내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15곳을 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