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정부 특단대책 세워라
정부, 공식 피해자 집계와 재발방지책
내놔야
관리부실과
직무유기로 인한 배상책임도 져야
특별인터뷰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전현희 의원
올해 전국 부모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가습기살균제 사태. 사태 원인 파악을 제대로 못해 11월이 돼서야 가습기살균제 리콜을 명령한 정부는 여전히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부에 맞서 국회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전현희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 9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가습기살균제의 즉각적인 리콜을 주장한데 이어 11월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토론회에서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등 적극적인 정부의 움직임을 촉구했다.
국회의원이기 앞서 아이를 둔 엄마로서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죽어갔던 많은 아이들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는 전 의원에게 가습기살균제 사태 대책을 물었다.
- 시민단체 추산으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많은 피해자들이 밝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측의 피해자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가 피해자 집계를 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 집계를 해야 하지 않나?
“국민 건강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할 정부가 어떤 역할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피해자에 대한 집계조차 시민단체에서 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정부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공식적인 피해자 집계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정부가 가습기살균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번 사태가 발생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가습기살균제가 잇따르고 있는 원인미상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점을 동물실험을 통해서 확인했고, 정부가 가습기살균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의약외품 지정 등의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여전히 정부는 왜 피해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가?
“정부는 지난 8월 원인미상 폐 질환으로 요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했지만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강제 회수 조치 등 적극적인 대책을 미뤘다. 억울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대책, 책임 있는 위로가 있어야 할 것이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바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과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분명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 정부가 가습기살균제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밝혀냈지만 책임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 검찰 혹은 경찰에 원인규명 조사가 뒤따라야할 것이다. 이에 따라서 적절한 처벌도 있어야할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됐고 원인도 규명됐지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할 실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나 제조업체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국민들에게만 피해와 책임이 전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과 경찰의 원인규명 조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단분쟁조정을 시작으로 정부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에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할 것이다.”
- 수많은 사람들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이미 죽었고, 살아남아 치료를 하고 있는 피해자들도 수억 원의 치료비 때문에 금전적 고통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조성과 희귀난치성질환 지원이나 보험회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질병코드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정부가 앞장서서 문제를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형식적인 선에서 머물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으로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흡입으로 인한 폐질환은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시키고 가습기 살균제 흡입으로 인한 폐질환 환자들의 철저한 원인조사와 함께 피해보상 및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개별소송이 아닌 피해기금 조성방식의 집단적 피해대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복지부는 피해자 보상 대책을 묻는 질문에 피해자와 제조사 간 개별소송에 의해 배상문제는 해결되는 것으로 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책임을 통감하고 대책을 세워도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에게 책임을 미루고 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폐 이식 수술 비용만 1억 원, 약물 치료비는 매달 350만 원에 달할 정도로 환자들의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환자 가정은 이미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뚜렷한 대책은커녕 피해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관리 부실과 직무유기로 인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번 사태는 가습기살균제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이미 에어컨살균제, 물티슈 등에도 독성물질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가습기살균제를 비롯해 생활용품 전반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생활용품 전반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 이번 기회에 보다 확실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혹시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법 제도적인 보완을 위해서 법 개정 등을 준비하고 있나?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생활주변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공산품이 안전관리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유사한 사례에 대비하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처럼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산품을 일괄 조사해, 필요한 경우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생활용품의 안전성 검증 등 화학물질 사용제품에 대한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종합적인 관리방안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의약외품 지정이 추진 중인 살균제뿐만 아니라 의약외품 범위를 필요할 경우 넓히기 위한 법안 개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11년 11월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전현희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