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스포츠정신을 배워라
2012년7월31일자 한겨레신문 왜냐면 란에 실린 기고글입니다.
어떤 사건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56명, 피해자 146명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 사망자 52명, 피해자 174명입니다. 피해규모가 비슷하지 않습니까? 앞의 사건은 삼성백혈병사건의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직업성으로 의심되는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과 같은 희귀암에 걸린 삼성노동자들의 문제입니다. 뒤의 사건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사망하거나 간질성폐렴 및 폐섬유화 질병에 걸린 소비자들입니다.
다른 말로는 삼성백혈병사건은 산업보건 즉 노동자들의 산재직업병문제라고 하고,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유해화학물질오남용의 환경보건문제라고 합니다. 산업보건과 환경보건은 어떤 측면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입니다.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노출되어 질병에 걸리고, 안전하지 못한 제품때문에 소비자가 질병에 걸리는 문제가 바로 산업보건이요 환경보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삼성백혈병문제에 관심을 갖고 여력이 닿는대로 지원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더 큰 차원에서 보자면 환경운동과 노동운동은 이렇게 맞붙어 있어 상호 협력하고 지원하여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볼때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석면문제입니다. 석면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석면에 노출되어 석면질환에 걸리고, 소비자는 석면제품을 사용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되어 역시 석면질환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산업현장이 안전해야 소비과정도 안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폭염과 열대야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나가는 요즈음, 그나마 올림픽경기장면들이 시원함을 더해주는데 그 올림픽마저도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네요. 살펴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