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폐손상` 가습기 살균제가 물티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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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폐손상` 가습기 살균제가 물티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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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즈 2014 1 19 칼럼

아이소사이아졸 계열 소독제 성분, 사용자 피부에 직접 흡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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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품이 돼버린 물티슈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아이소사이아졸 계열의 살균제(CMIT, MIT)를 사용하는 물티슈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탓이다. CMIT와 MIT는 구아니딘 계열의 살균제(PHMG, PGH)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돼 심각한 폐손상을 일으켰던 소독제다. CMIT와 MIT는 구아니딘 소독제와 달리 흡입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의혹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물티슈 생산과 소비에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피부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물티슈가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항상 물에 젖어있는 물티슈가 미생물(박테리아)이나 곰팡이에 의해 쉽게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오염된 물티슈는 고약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자칫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오염을 차단하는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기술이 없으면 아무리 편리한 물티슈라도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생물이나 곰팡이가 쉽게 성장할 수 없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물티슈에서 수분을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언뜻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실용화된 방법이다. 적당한 두께로 만든 티슈를 사용하기 직전에 깨끗한 물에 적셔서 사용한다. 물티슈를 개별 포장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불필요한 비용과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역시 가장 일반화된 방법은 미생물이나 곰팡이를 퇴치시켜주는 살균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대용량 물티슈가 그런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살균 효과가 있는 물질이라고 무조건 물티슈의 살균제로 쓸 수는 없다. 충분한 살균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색깔, 냄새, 맛이 없어야 한다. 에탄올도 살균력이 있지만 살균력이 충분하지 못하고, 술 냄새를 싫어하는 소비자에게는 거부감을 준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물티슈에 사용하는 살균제의 인체 독성이다. 살균력이 필요 이상으로 크면 사용자의 피부나 건강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과의 접촉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페놀이나 포름알데하이드와 같은 강력한 방부제나 메탄올처럼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물질은 물티슈에 절대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고 살균력이 너무 약하면 효과가 없게 된다.

식품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소르빈산, 안식향산(벤조산), 프로피온산 등의 식품 보존제가 그런 경우가 된다. 살균제의 비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범용 소독약으로 개발된 구아니딘이나 아이소사이아졸 계열의 물질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에서 문제가 되었다고 해서 물티슈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에는 정부가 인체 흡수를 경계해야 할 소독제를 호흡으로 흡입할 수밖에 없는 제품의 생산유통을 승인해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상식적인 안전수칙만 지키면 멀쩡하게 쓸 수 있는 소독제를 공연히 유독물질이라고 탓해서는 안 된다.

물티슈 사용자의 상당한 주의도 필요하다. 살균제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경우에는 물티슈를 쓰지 말아야 한다. 살균제가 인체로 직접 흡수되는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물티슈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물티슈로 입, 눈, 항문 등을 닦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어린아이에게 물티슈를 쓰는 것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물티슈를 사용한 후에 피부를 충분히 건조시키는 주의도 필요하다.

포장을 뜯은 물티슈의 보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높은 온도에서 장기간 방치하면 문제가 된다. 물티슈에 사용하는 살균제 성분과 인체 독성을 정확하게 밝히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주의사항을 표시해야 한다. 손과 얼굴은 물과 비누로 깨끗하게 씻는 것이 가장 위생적인 방법이다.

이덕환(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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