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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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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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적, 신동호 논설위원 2013년 12월12일자

방금 나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여, 너마저도”라고 말하면서 가쁘게 내쉰 숨의 일부를 마셨다. 미국의 어느 수학자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그렇다. 현재의 우리가 한 번 들이쉬는 숨 속에는 2000여년 전 카이사르가 마지막으로 내뿜은 공기 분자가 적어도 한 개 포함돼 있을 확률이 0.99보다 크다니 말이다. 똑같은 이치로 지금 내가 호흡하는 공기를 2000년 뒤 후손이 마실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할 수 있다. 공기는 지구상에 일정하게 퍼지고 대기 중을 자유롭게 떠다니기 때문이다(참고로 미국 수학자가 산출한 확률치는 지구상의 공기 분자 수를 약 101212개, 우리가 한 번 호흡하는 공기 분자의 수를 약 2.2×101010개로 상정해 계산한 것이다).

사람이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은 8000~9000ℓ에 이르고, 무게로 따지면 10㎏이 넘는다고 한다. 성인이 하루 섭취하는 음식이 1.5㎏, 물이 2㎏ 정도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그만큼 공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공기의 구성비가 약간이라도 바뀌거나 유독한 성분이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최근 수시로 수도권 하늘을 뿌옇게 만드는 중국발 미세먼지 사태가 그런 현실을 잘 설명해 준다.

미세먼지는 고체 입자이긴 하지만 워낙 크기가 작아 공기의 일부로 생각될 정도다. 보통 미세먼지로 부르는 PM-10은 지름 10㎛ 이하, 초미세먼지를 지칭하는 PM-2.5는 지름 2.5㎛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각각 머리카락 지름(약 60㎛)의 각각 6분의 1, 24분의 1 정도라고 상상하면 된다. 현재 PM-10의 국내 환경기준은 연간 평균 50㎍/㎥이고, 2015년부터 도입될 PM-2.5의 환경기준은 연간 평균 25㎍/㎥라고 한다. 축구장 크기의 공간에 50g의 미세먼지와 25g의 초미세먼지가 각각 골고루 퍼져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조건에서 1년 동안 호흡하면 PM-10은 0.0146g, PM-2.5는 0.0073g을 마시는 셈이다.

후쿠시마발 방사능 때문에 mSv(밀리시버트)와 ㏃(베크렐) 단위를 이해해야 했듯이 앞으로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와 ㎍/㎥라는 단위에 신경을 써야 할 형편이다. 2000년 전 카이사르가 내쉰 숨이 아니라 어제 중국, 또는 오늘 한국의 누군가가 이용한 자동차의 배기가스 분자를 마실 확률은 계산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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