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과 유해화학물질 등 환경유해인자의 노출로 인한 환경성 질환이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질병 부담의 25% 이상이 환경적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성 질환의 지속적인 증가와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환경유해인자로부터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을 보호하는 환경보건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06년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한 이래, 체계적인 환경보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건강영향조사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석면 등 다양한 환경유해인자 노출을 차단하여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한다. 환경피해 발생 시에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그 결과, 2024년 말 기준 원인별로 석면 8254명, 가습기살균제 5828명, 환경오염 4638명 등 환경성 질환자 1만8720명이 피해를 인정받아 구제급여가 지원되었다. 또한, 2009년부터 실시 중인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 제1기(2009~2011년) 대비 최근 실시된 제5기(2021~2023년) 조사에서 납·수은 등 중금속, 프탈레이트 대사체 등 상당수 유해물질의 체내 농도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첫째, 줄지 않는 환경성질환 발생 추이다. 2022년 기준 인구 만명 당 1210명이 환경성질환을 앓고 있어 15년 전에 비해 오히려 34.7% 늘어났고, 특히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의사진단경험률이 1998년 1.2%에서 2023년 21.3%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온열질환이 급증하는 등 환경성질환 패턴이 변화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2024년 3704명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하여 기후변화와 건강 간의 연관성을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가습기살균제 피해의 경우 피해가 밝혀진 지 14년이 지났음에도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지난해 국가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환경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환경보건 정책이 더욱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민감계층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다. 특히, 환경성질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어린이와 고령자는 면역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 더욱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환경부는 이에 대응하여 올해부터 저소득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환경보건이용권’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곰팡이 제거, 실내 환경 진단 등 수요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환경보건 교육 및 노출 저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성인 중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노출계수를 마련하여 보다 정교한 건강 보호 방안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또한 새로운 질환을 유발하고, 기존 환경성 질환을 심화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금년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환경보건센터를 새로 운영하여 대기·수질·토양 등 환경 모니터링과 인간·생태계 건강 영향을 통합 분석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기후변화로 인한 취약계층 건강 보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성질환 사전예방·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환경유해인자와 질환 간의 상관성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 영향을 예측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이 하루라도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종국적 문제 해결 노력도 올해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피해지원금을 일시에 받기를 희망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는 집단 합의를 추진하고, 수년에 걸쳐 치료비 등을 정기적으로 지원받기를 선호하는 피해자를 위해서는 피해구제를 지속하는 등 피해자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권역별 피해자 간담회를 상반기 중에 실시한다. 정부는 관련 기업 등과 적극적인 협의도 추진하여 피해자 지원에 소요될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법·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건강이 없으면 인생은 삶이 아니라, 단순히 존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환경은 국민 모두의 기본권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환경보건 정책은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국민 체감형 환경보건 서비스 확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환경보건 모니터링 강화, 환경성 질환 예방·관리 연구개발 등 국민이 환경성 질환으로 고통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박연재 환경부 환경보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