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에게도 관심과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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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에게도 관심과 지원을

최예용 0 10052

만성폐쇄성폐질환(오피디 COPD)의 발생원인중 하나는 대기오염입니다. 특히 시멘트공장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서 다수의 시오피디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에 보시듯 전국 5개지역에서 무려 722명의 시오피디환자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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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을 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시오피디·COPD)으로 심한 고통을 받던 한 한센병 환자가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같은 시오피디 환자로서 얼마나 큰 고통을 참아내 왔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이 비보를 들으며, 7년 전 겨울 처음 시오피디를 진단받았던 때가 생생히 떠오른다. 출근 채비를 하던 중 갑자기 숨이 막힐 정도로 가래와 기침이 심해져 응급실을 찾았던 그때, 난생처음 보는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나서야 시오피디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것도 중증! 완치가 힘들고, 평생을 안고 가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에 나와 가족은 큰 충격에 빠졌다. 평소 기침과 가래, 숨가쁨 증상이 있었지만 단순히 흡연 때문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 병을 키웠던 것이다.

시오피디는 기도와 폐가 손상되어 점점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폐질환이다. 특히 나처럼 급성악화가 찾아오면 폐기능이 더욱 나빠지는 것은 물론 입원율과 사망률도 높아서 즉각적인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지난달 국내 시오피디 현황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다. 진료 인원을 기준으로 국내에는 약 60만명의 시오피디 환자가 있는데, 연간 최소 6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급성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하지만 질환 인지도가 낮은 탓인지 진단율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에 실제 환자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오피디 총진료비도 매해 꾸준히 증가하여, 최근 5년간 약 4900억원이 소요됐다. 다른 질병에 비해 큰 수치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총진료비 가운데 급성악화로 인한 입원진료비 비중이 67%라는 점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증 시오피디 환자들이 얼마나 큰 부담을 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시오피디는 대개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기 때문에 환자들 대부분이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거나 이미 중증의 시오피디로 고통받고 있다.

시오피디 환자들이 지니는 부담도 부담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치료비는 보험급여가 적용되지만, 중증의 시오피디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폐기능 검사비, 약값, 진료비 등에서 여전히 비급여 항목이 많다. 그렇다고 딱히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환자 본인의 부담이 한달 평균 100여만원에 이른다. 갑작스런 급성악화로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비용은 순식간에 수백만원으로 늘어난다. 내 경우 주치의로부터 급성악화 치료제를 권유받기도 했는데, 효과가 좋아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꾸준히 복용하기 쉽지 않다. 증상이 심해지면 혼자서는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들어 특별한 수입원도, 이렇다 할 경제적 기회도 없는 환자들이 꾸준히 치료를 이어나가기에 치료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시오피디 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금연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오피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오피디 치료의 보험급여 확대 적용과 치료비 지원 정책 등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절실하다.

박진수 COPD 환자·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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