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학교'는 어디? 깜깜이 석면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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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학교'는 어디? 깜깜이 석면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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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탐사보도팀 2019-03-19  최종수정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1군 발암물질 석면, 건강에 치명적이죠. 지난해 12월, 감사원은 학교 건물의 석면 해체·제거 공사 실태에 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부실하게 이뤄진 석면 공사 실태가 학교와 업체의 이름이 가려진 채 실린 건데, 다음은 보고서의 일부분입니다.   

 

<학교석면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석면을 해체하고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곳에는 작업자 이외의 출입을 금지하고 학생이나 교직원이 생활하는 학교 건물 공간과도 격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석면 작업을 하고 있는 건물에서 돌봄교실 등을 운영하고, 이런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보고서에 나오는 ‘□★’초등학교, 이 학교가 어디인지 궁금했습니다. 감사원이 밝힌 대로 ‘서울 중부교육지원청 관할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찜찜하고 불안했을 겁니다. 그래서 감사원에 이 학교가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답은  “감사와 관련된 내용은 일절 알려줄 수 없다”였습니다.  “공개하더라도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다. 얼마나 불안하겠나? 학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달라”며 요청해도 감사원은 규정을 언급하며 똑같은 답을 되풀이했습니다. “관성적인 비공개 아니냐”고 따지자 “공무원은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해당 학교를 수소문했습니다. ‘□★’은 ‘청운’이었습니다. 청운초등학교의 ‘석면안전관리인’을 찾아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석면안전관리인이란 학교의 석면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학교마다 한 명씩 둬야 합니다. 석면안전관리인은 “칸막이 치고, 출입구도 따로 둬서 아이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면서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학교석면관리 매뉴얼>에는 석면 공사나 조사 내용도 학부모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매뉴얼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탐사보도팀은 매뉴얼과 다른 학교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말까지 석면 제거 공사가 한창인 초등학교에서, 공사 중인 건물과 같은 동에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병설유치원을 운영한 학교는 모두 444곳 이었습니다.


 

 

▶ 2015년~2018년 석면 공사 진행중인 건물 안에서 돌봄교실 등을 운영한 전체 학교 명단 보기 (PDF파일)

 

법을 마구 어겨가며 공사를 진행한 학교 현장도 확인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벽과 바닥을 비닐로 촘촘히 감싸 석면 유출을 막은 뒤 석면 제거 공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냉난방기를 교체하면서 석면 가루가 날리는 것을 막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석면 천장을 뜯어냈다 다시 붙여 놓는 어처구니 없는 공사를 한 학교도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교실에 책걸상을 그대로 놔둔 채 공사를 진행한 겁니다.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를 맞아 등교한 학생들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어긴 학교 현장이 어디인지도 공개합니다.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었습니다. 석면의 관리와 제거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석면지도 상당수가 엉터리인 것으로 밝혀진 겁니다. 석면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알기 쉽게 빨간 색으로 칠해 학교마다 비치해 놓도록 한 석면지도가 엉터리라니, 방향을 헤매는 건 당연했습니다. 나침반이 엉터리인데 어떻게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석면지도 >

 

 

MBC탐사기획팀은 3월 18일 월요일부터 우리 정부의 허술한 석면 행정을 <뉴스데스크>를 통해 연속 보도합니다. MBC뉴스데스크의 시작 시간이 저녁 7시 30분으로 30분 빨라지고, 30분 더 깊어진 첫 날입니다. 석면지도가 엉터리였던 학교 명단도 방송과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같은 날 공개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빠르고 깊게,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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