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바뀌면 가습기살균제 문제풀릴까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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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정권바뀌면 가습기살균제 문제풀릴까

최예용 0 10197
정권 바뀌면 가습기살균제 문제 풀릴까
가습기살균제 사태, 올해 환경운동 핫이슈
정부 해결책 외면…피해자 고통은 계속
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2-12-23 17:40:06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속 자료화면은 석면암인 중피종암 환자의 몸으로 아시아 지역의 석면추방국제운동을 펼쳤던 고 이정림 씨 생전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고 이정림 씨는 2011년 제1회 환경시민상을 수상한 직후 같은해 12월 21일 사망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속 자료화면은 석면암인 중피종암 환자의 몸으로 아시아 지역의 석면추방국제운동을 펼쳤던 고 이정림 씨 생전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고 이정림 씨는 2011년 제1회 환경시민상을 수상한 직후 같은 해 12월 21일 사망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연건캠퍼스 교육관 104호 강당.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환경법률센터 등 6개 환경단체들이 주최한 '제2회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에는 환경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석면 피해자, 시멘트산업공해 피해자, 밀양송전탑으로 인한 피해자 그리고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들까지. 환경을 보호하고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이 그간의 활동과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자리에 함께했다.

지난 11월 28일 환경부 환경보건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질환을 환경성질환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이날 환경피해시민대회에서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들은 주인공 대접을 받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피해가족인 이미옥(피해환자), 최주완(피해가족), 안세영(피해가족), 신지숙(피해환자), 임성준(피해환자) 등 5명이 환경보건시민상 본상 개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2011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가 2012년 350여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 온 주역이었다.

특히 최주완, 이미옥, 안세영 씨는 2011년 5월부터 진행된 광화문 1인시위에 매주 참여하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어려움과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시민들에게 전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같은 피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5명의 수상자 중 이날 상을 직접 전달받은 사람은 최주완 씨와 아내 안세영 씨를 대신한 남편 강찬호 씨뿐이었다. 다른 3명의 수상자들은 건강이 좋지 않아 거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눈까지 내리는 날씨 때문에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드러난 지 2년이 다 됐음에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시상식서 최주완 씨는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부끄럽습니다"라며 어색해했다. 택시기사인 최 씨는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발병한 질환으로 결국 세상을 떠난 아내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매주 1인시위에 참석해왔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현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투쟁이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지난 1년간 접수받은 의심사례 184건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피해 의심사례 126건 총 310건 사례를 대상으로 가습기살균제와의 상관관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허덕이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복지부, 환경부 어디에도 없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은 이날 환경피해시민대회를 주최한 단체들이 선정한 '2012년 올해의 5대 환경사건' 환경보건부문 2위에 뽑혔다. 그만큼 올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은 환경운동을 하는 이들 사이에선 큰 사건이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질환이 환경성질환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대표적인 환경성질환이라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길고 긴 싸움, 가습기살균제 원인 의심사례까지 합치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죽은 사람은 102명이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해야 뚜렷한 대책과 지원이 나올까. 내년 2월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박근혜 당선인은 이들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을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강찬호 씨는 "정권이 바뀌면, 대통령이 바뀌면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지금 상황에선 어떻게 될지 어떤 대책이 나올지..."라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아직은 몸과 가슴이 아픈 사람들끼리 서로 힘을 합치는 것밖에 희망을 찾을 수 없다. 환경 피해자들은 이날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힘을 합하기로 결의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하나 되어 대회 선언문을 가슴에 품었다.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더 이상의 환경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바란다. 환경문제와 피해가 하루 속히 해결돼 희망을 품을 수 있길 기원한다. 우리의 환경과 생명을 우리 손으로 지켜나가자.”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전국시멘트산업공해피해대책위원회, 구미불산대책위원회, 밀양송전탑대책위원회, 강원도골프장대책위원회 등 피해 종류도, 피해 원인도 제각각 다르지만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는 슬로건 하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날이었다.

한편, 이날 환경보건시민상 본상 단체 부문에는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와 강원도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가, 국제부문에는 캐나다 퀘벡주 폴린 마르와 주지사가 수상했다. 또한 불법석면공장가동정보를 제보한 부산시민과 가습기살균제를 지속 보도한 공로를 인정받은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가 이날 환경보건시민상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열리기에 앞서 참석자들이 환경피해로 인해 사망한 영령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열리기에 앞서 참석자들이 환경피해로 인해 사망한 이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환경 피해 문제 해결에 앞장선 피해자와 단체에게 환경시민상을 수여한 후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2 환경피해시민대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환경 피해 문제 해결에 앞장선 피해자와 단체에게 환경보건시민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이 끝난 후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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