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Q&A | (10) 옥시불매운동 올해도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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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Q&A | (10) 옥시불매운동 올해도 계속될까?

최예용 0 4850

가습기 살균제 Q&A | (10) 옥시불매운동 올해도 계속될까?


주간경향 2017 2 13

 

필자가 사는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의 한 상가 지하에 있는 마트 한쪽에는 ‘옥시 제품은 재고 소진까지만 판매합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안내문(사진)이 붙어 있다. 작년 여름부터 붙어 있는 문구인데, 마트에 갈 때마다 확인하곤 한다. 옥시 제품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게 진열돼 있다. 마트 주인에게 물으니 “옥시 제품이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7일자 한 신문은 ‘옥시사태 후 표백제, 방향제 등 화학용품 매출 반토막… 소비자 공포 시장 감소로, 회복 어려울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작년 5월 ‘옥시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유통업계 생활화학용품 매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옥시에서 다른 대체 브랜드로 수요가 이동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는 결과라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기사는 옥시 불매운동 이후 표백제, 방향제 등 화학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30~50% 줄었는데, 이러한 현상이 올해 1월까지도 이어진다며 월별 동향을 그래프로 보여줬다.

옥시 불매운동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소비자와 시민들의 자연스런 반응이다. 수많은 소비자가 죽고 다쳤는데 정작 회사는 사과와 책임을 표명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대학교수를 매수해 동물실험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밝혀지자 설마하던 소비자들의 분노가 터져나왔다. 옥시 불매운동은 기존의 ‘사지 말자’는 소비자 불매운동과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사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해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을 주는 기존의 틀을 넘어 대형할인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유통업계에 ‘팔지 말라’고 요구했다. 매장에서 옥시 제품을 빼라는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 요구로 표출된 것이다. ‘사지 말자’는 불매운동에서 ‘사지도 팔지도 말자’는 불매매 운동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마트들은 자신들도 가습기 살균제 PB상품을 판매해 피해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책임자로서 옥시 제품을 빼라는 소비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중소형 마트들에서는 대부분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옥시 불매운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됐는지, 지금도 진행되는지 평가하고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 소비자 불매운동은 시민운동의 꽃으로서 수많은 불매운동이 시도돼 왔지만 정작 전국 단위로 전개돼 실질적인 매출 감소를 이뤄낸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소비자 및 환경운동 쪽에서는 1991년 두산전자의 페놀사건 때 두산그룹의 오비맥주 불매운동과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옥시 불매운동을 가장 효과를 거둔 대표적인 불매운동으로 거론한다.

 

옥시 불매운동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해결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회적 현상이다. 2011년에 정부의 역학조사로 밝혀졌지만 이후 5년 동안 사회적 무관심 속에 해결되지 않다가 검찰 수사와 옥시 불매운동이 사건을 재조명했고, 미진하지만 검찰 수사로 일부 책임자들을 형사처벌하고,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열렸으며, 특별법이 제정됐다. 숨죽이고 있던 옥시레킷벤키저는 작년 말에 회사 대표를 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교체했다. 이를 두고 피해자들은 옥시가 영업을 재개하려고 한다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옥시 불매운동이 계속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시민들은 옥시 불매운동에 얼마나 동참했을까? 지금도 옥시 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을까? 옥시 불매운동은 얼마나 효과를 거뒀을까? 이러한 의문을 확인하기 위해 작년 12월 중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함께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옥시 불매운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요약하면 설문조사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옥시 제품 사용 경험이 있고, 5명 이상이 옥시 불매운동에 참여했고, 6명가량이 옥시 불매운동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8명 이상이 앞으로도 옥시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금도 옥시 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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