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음] '살인 가습기' 피해자들 더 화나게 만든 옥시의 무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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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음] '살인 가습기' 피해자들 더 화나게 만든 옥시의 무성의

최예용 0 5982

[사설] '살인 가습기' 피해자들 더 화나게 만든 옥시의 무성의

조선일보 2016 4 23

가습기 살균제 중독 사망 사태와 관련해 무(無)반응으로 일관해오던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21일 입장을 내놨다. 옥시는 2014년 환경부에 출연했던 50억원 외에 50억원을 더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사망으로 공식 인정받은 143명 중 옥시 제품 피해자는 103명이다.

검찰 수사에서 옥시가 피해자들로부터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는 항의를 받아놓고도 묵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옥시는 대학 연구소에 의뢰한 동물실험도 자기들에게 유리한 결과만 뽑아 법원에 제출했다. 서울대 수의대 독성 실험에선 임신한 실험 쥐 15마리의 새끼 가운데 13마리가 살균제에 노출돼 죽었지만 이 결과를 숨겼다고도 한다. 
그러나​ 옥시는 2011년 11월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을 인정한 지 4년 5개월 만에야 입장을 내놓았다. 그나마 피해자들 마음을 달래기보다 화를 더 돋워놓는 내용이다. 옥시는 입장문에서 '피해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경청하여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4년간 380차례 이상 시위를 했지만 한 번도 만나주지 않은 걸 감안하면 황당한 지각 변명이다.

옥시는 출연금을 '인도적 기금'이라고 했다. 피해 배상 성격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불쌍해 도와준다는 투다. 옥시가 이날 기자들에게 느닷없이 보낸 이메일에는 사장 이름조차 없고, 부장급 실무자와 홍보 대행사 직원 2명의 이름뿐이었다. 진정성이 담겼다고 도무지 보기 어렵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중독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11년 12월 기존 주식회사를 청산하고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꿨다. 형사소송법의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을 경우 공소 기각 결정을 한다'는 조항을 악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주인이 같은 상품을 팔고 있는데 간판만 바꿔 달았다고 책임이 면제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검찰은 옥시의 법인 형태 변환이 책임 회피 목적인지를 확실히 가려내 죄를 물어야 한다.

정부가 작년 세 번째로 접수한 피해 신고자가 752명이나 된다. 이들에 대한 피해 판정은 서울아산병원 한 군데에서만 맡고 있어 판정을 받기까지 2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정부는 피해자들의 속 타는 심정을 생각해 인력을 더 늘리든지 담당 의료 기관을 늘려야 한다. 정부는 비염·천식·폐암 등 '다른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피해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피해 인정 범위를 더 넓힐 수 있는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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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습기 사망 피해자 반발과 의혹만 키우는 옥시

 

매일경제 2016 4 23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가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와 관련해 피해자와 소비자 반발을 사고 있다. 사고원인 규명이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손해배상 방식도 납득하기 힘들다. 옥시는 21일 자료를 통해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린 데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지난 18일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 중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와 함께 100억원에 이르는 재원을 마련해 배상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마지못해 사과하는 듯한 모양새다.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메일로 기자들에게 보낸 사과문에는 옥시 측 대표나 임원 이름조차 없다. 내용도 `오랫동안 제품의 안전관리 수칙을 준수했다`거나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는 식으로 변명에 치중하고 있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자는 143명이지만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이 접수한 피해의심 사례는 1281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225명에 달한다. 사건 발생 당시 가습기 살균제 시장의 80%를 점유했던 옥시는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사과나 피해자 배상에서 다른 기업보다 모범을 보였어야 마땅한데도 반대로 사건 이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그러고도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고 다른 업체들이 먼저 사과 회견을 갖자 때늦고 무성의한 사과문으로 피해자 반발을 사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옥시 생활용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론되고 있는데 옥시는 그런 소비자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 검찰은 2001년부터 제기된 피해자 민원을 옥시 영국 본사가 묵살했는지 여부도 수사하기로 했다고 한다.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로 책임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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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습기 살균제 옥시, 법의 심판 받아야

 

국제신문 2016 4 23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옥시가 내놓은 성명서는 검찰 수사 확대를 의식한 면피성 조치에 다름아니다. 한국 보건당국이 역학조사 등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확인한 것이 2011년의 일이다. 이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옥시는 5년 만에야 입장을 발표했다. 그것도 기자회견이 아니라 기자들에게 e메일로 보낸 보도자료 형식이다. 검찰의 중간발표로만 14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소비자와 한국인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옥시의 성명서 제목은 '가습기 살균제에 관해 말씀드린다'이다. 제목만 보면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설명서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본문에서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제목에서부터 '사과'라는 표현을 넣어야 했다. 옥시가 2014년 50억 원에 이어 50억 원을 추가 출연하겠다고 밝힌 것도 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소비자와 국민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진상 규명에 대한 옥시의 협조와 진정성 있는 사과다.

옥시는 파렴치하게도 이번 사건의 증거를 인멸하고 축소·은폐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옥시 연구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품 출시 전 인체 유해성을 예상했지만 흡입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는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줄곧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옥시 영국 본사가 한국지사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시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등 개입한 증거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해자들은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옥시에 대한 국민적 불매운동도 확대 추세에 있는 등 국민적 정서가 악화일로에 있다. 검찰은 영국 본사에 대해서도 증거 인멸과 대책 수립 등의 혐의사실을 철저히 입증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이번 사건을 특히 외국계 기업들에 의해 두드러지는 한국인 소비자 홀대, 무시 경향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외국계 기업에 대해서도 국내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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