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백도명교수 인터뷰]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인과관계 밝혔지만 기업은 인정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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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백도명교수 인터뷰]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인과관계 밝혔지만 기업은 인정 안해"

최예용 0 5866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인과관계 밝혔지만 기업은 인정 안해"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3월 10일(목요일)
□ 출연자 :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집중적인 가습기 살균제 노출, 폐손상 유발 밝혀내
- 유해 가습기 성분, 물티슈 제조에도 쓰여
- 가습기 사용시에는 수돗물 미리 받아두었다가 사용
- 가습기 대신 식물, 빨래 건조등으로 대신하는 것도 방법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조사,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자세히 들어보죠.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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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이하 백도명): , 안녕하세요. <?xml:namespace prefix = o />


◇ 정병진: 1994년에서 2011년까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나서 폐손상을 입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조사하신 것 맞죠?

◆ 백도명: , 맞습니다.

◇ 정병진: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사가 이루어졌습니까?

◆ 백도명: 이 조사는 2013년에 저희 폐손상조사위원회라고 질병관리위원회에서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전국에 관계된 병원이나 환자들 네트워크를 통해서 의심되는 분들이 다 신고하도록 알렸고요. 그렇게 해서 400명 넘는 분들이 연락을 주셨는데요. 최종적으로는 374명에 대해서 조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정병진: 374, 이 중에는 사망자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 백도명: , 맞습니다.

◇ 정병진: 구체적으로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 백도명: 사실 100명이 넘는 분들이 사망을 해서 그분들의 경우에는 저희가 직접 조사를 하지는 못했고요. 병원을 다닌 기록이나 여러 가지 다른 치료를 한 기록을 유족으로부터 받아서 조사를 했습니다.

◇ 정병진: 저희 YTN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소 50명 이상이 숨졌고, 최대 68명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으로 인과관계가 드러난다, 이런 이야기가 나갔는데요.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까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가 확실히 드러났습니까?

◆ 백도명: 쉽게 말씀드려서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나 실제적인 노출 정도에 대한 평가는 따로 하고, 질병 발생과 양상에 대한 평가는 따로 했습니다. 서로 독립적으로 평가를 해봤을 때 이게 관련이 없다면 가습기의 사용 조건이나 시간, 이런 것들과 상관이 없어야 하는데요. 저희가 조사를 해봤을 때 결국 가습기를 특정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면 질병 발생이 훨씬 더 많아진다는 것이 저희들의 결론이었습니다.

◇ 정병진: 가습기를 특정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가습기 살균제를 넣어서 사용하는 것 맞죠?

◆ 백도명: 맞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물탱크를 청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에 살균제를 넣는 것은 맞는데, 그렇게 넣은 살균제를 11시간 이상, 혹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게 되면 집중적인 노출이 이뤄지게 되면서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요. 만일 하루라도 빠지거나 사용 시간이 짧은 경우에는 위험이 확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 정병진: 꾸준히 오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폐손상이 발생한다는 이런 인과관계가 나왔다는 말씀이시군요?

◆ 백도명: 꾸준히 오래라기보다는, 집중적으로, 어떤 경우에는 오래 사용하더라도 1주일 중에 하루를 뺀다거나, 아니면 하루에 일정 시간에만 사용한다든지, 이런 경우에는 많이 발생하지 않았고요. 주로 문제가 되었던 분들이 산모와 어린아이들인데요. 이분들의 경우에는 일주일 내내 하루 종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 발생을 증가시켰던 상황이었습니다.

◇ 정병진: 그러니까 하루 종일 틀어놓는다거나 매일 거르지 않고 살균제를 넣어서 사용한다거나, 이런 경우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씀이시죠?

◆ 백도명: , 맞습니다.

◇ 정병진: 사용방법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가습기 살균제 자체에 어떤 성분이 있어서 폐손상을 일으킨다고 봐야 하나요?

◆ 백도명: 맞습니다. 특히 두 종류의 살균제가 문제가 되었는데요. 둘 다 소위 중합체, 폴리머라고도 하는데요. 성분 자체의 분자량이 큰 제품들입니다. 단합체들이 다 모여서 만들어져서 중합체라고 부르는데요. PGH, 혹은 PHMG라고 부르는 것들이 특히 치사율, 발병률이 높았고요. CMIT/MIT의 경우에도 아주 없지는 않았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이 성분이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가습기 살균제로 쓰이면서 일련의 화학작용이 발생해서 문제가 되는 건가요?

◆ 백도명: 이게 살균 작용이 있는 물질들인데요. 문제는 이게 그냥 피부에 닿는 경우에는 피부의 특성상 큰 자극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점막에 닿는 경우, 이게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점막에 대한 자극은 꽤 심합니다. 그런데 이게 가습기에 사용하다보니까 굉장히 작은 물방울, 미세한 에어로졸이 되어서 폐로 들어가면 폐 점막을 자극해서 문제가 되는 겁니다.

◇ 정병진: 그게 폐 섬유화의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인데요. 그러면 이 성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데요. 이 성분이 다른 제품에도 사용되고 있으면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 백도명: 맞습니다. 사실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되기 전에, 물수건, 물티슈를 써보셨을 텐데, 거기에도 이 성분이 있어서 살균을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게 가습기 살균제로도 사용된 것인데요. 에어로졸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이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하진 않는데요. 혹시라도 등록을 안 한 방식의 제품에서 사용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정병진: 예전에는 가습기 살균제를 공산품으로 취급했잖아요? 이제는 의약외품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것인가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에 제도적인 보안점은 없습니까?

◆ 백도명: 문제는 이런 물질의 특성을 이미 조사를 해놨고, 그에 따라서 어떤 것은 만들 수 있고,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정해놨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소비자 제품들의 특성을 제대로 조사하는 것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되고요. 이렇게 스프레이로 제품화된 경우에 있어서도 저희들이 가끔 이상사례를 보고받게 되는데요. 이런 성분들에 대한 문제를 거꾸로 다시 조사해나가는 것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그런 부분을 역추적을 할 필요가 보인다, 그리고 이 성분이 살균제로만 안 쓰이게끔 제도적으로 변했는데, 그게 아니라 어느 제품으로 쓰이건 간에 이게 몸 안으로 침투하면 치명적이니까 이 점을 감안해서 소비자도 알고, 정부 당국도 경고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 말씀이시네요?

◆ 백도명: .

◇ 정병진: 지난해 같은 경우 문제가 된 살균제 제조업체의 본사가 있는 영국에도 다녀오셨는데요. 그 이후에 뭔가 달라진 게 있습니까?

◆ 백도명: 글쎄요. 이게 영국에 다녀온 효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 이 피해를 입은 분들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했는데요. 기업에서는 현재 대부분의 사건들에 대해서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합의라고 하는 것이 참 난감한 게, 이게 인정했다기 보다는 법정 밖에서 합의를 했는데요. 법정 안에서는 여전히 인과관계, 자기들의 제품이 원인이라고 하는 것을 다투고 있어요. 그래서 현재 형사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다투기 위해서 그런 것이긴 한데요. 기업이 이것을 인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는 양상이어서 달라졌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 정병진: 합의되고 중간 조정되는 부분은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인정하고 사죄하는 측면보다는 법적 대응으로 나서고 있군요?

◆ 백도명: , 그렇습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질병관리본부나 환경부에서도 계속해서 인과성을 입증하고 있는 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백도명 교수 팀의 조사도 더해진 겁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습기를 쓰는 것 자체도 무섭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가습기, 살균제만 안 쓰면 되는 건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조언을 좀 해주시죠.

◆ 백도명: 사실 물속에 어떤 물질이 있으면 그게 공기 중으로 작은 물질이 되어서 나왔을 때 먼지가 되는 것은 다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 먼지가 살균제에서 나온 먼지였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는데요. 가습이 필요한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깨끗한 상태의 물로, 수돗물의 경우 미리 받아서 거기에 있는 염소를 날아가게 한 다음에 사용하게 되면 큰 상관은 없는데요. 지금 많은 집의 구조가 너무 밀폐되어 있고 건조하다보니까 가습기를 많이들 사용하시는데요. 이걸 다른 방식으로, 집에 식물을 키운다든지, 빨래를 건다든지, 이런 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백도명: ,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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