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처벌, 대책수립 촉구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외침'
뉴시스 2012 6 25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육이오 날에 사람 죽이는 화학물질과의 전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책임자 처벌·대책 수립 촉구
2012 6 25 뉴시스
[서울=뉴시스】한정선 기자 =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급성 폐질환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기업 처벌과 피해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원인을 밝혀놓고도 피해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실에 TF를 꾸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TF는 구성되지 않다. '억울하면 소송해라'는 것이 정부대책의 전부다. 사실상 피해자들을 나몰라라 내팽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지숙씨는 "폐렴균을 예방한다는 글을 보고 대기업 제품이라 믿고 샀다. 이것 때문에 숨이 찰 줄 몰랐다"라면서 "(사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아무 대책도 없다. 국무총리실에서 관심있는 척하더니 실제 아무 대책도 없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 전 숨이 차 병원에서 공기 빼는 시술을 받았다"면서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서 살아갈 텐데 대한민국이 국가라면 생필품 코너에서 파는 제품 때문에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면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고 호소했다.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을 사용하다 간질성폐렴을 얻은 중증산모환자 신씨는 아이를 겨우 출산하고 폐이식권유를 물리친 채 휠체어와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마트 와이즐렉'을 쓰다 간질성폐렴을 얻은 이미옥씨는 "기융와 호흡곤란으로 전혀 걷지 못했다. 저와 남편 모두 간질성폐질환 판정을 받았다"면서 "집 청소라던가 밥 짓기 같은 주부들이 하는 일이 나한텐 너무 힘겨운 하루하루가 됐다. 대통령 등 고위층 딸들이 병에 걸렸다면 이대로 내버려 뒀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사업활동 등에 생긴 환경유해인자로 다른 사람에게 환경성질환을 발생하게 한 자는 피해를 배상해야한다'는 환경보건법에 따라 피해대책을 수립하라는 민원을 제출했다.
또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 8명은 이날 광화문과 국회 정문, 보건복지부, 정부종합청사 등 앞에서 책임자 처벌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동시다발 적으로 진행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옥시싹싹,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 메이트, 세퓨 등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환자는 34명, 사망자는 10명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말 역학조사를 통해 시중의 6개 제품이 해당질환과 인과관계가 있다며 강제수거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