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 기업, 처벌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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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 기업, 처벌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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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명 죽인 살인기업, 아직도 사과 안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4주기 추모제가해 기업 사과 및 처벌 촉구

 

김은실 기자 [기사작성일 : 2015-08-30 2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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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옥시벤키저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들과 환견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제4주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추모대회를 갖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은 가해기업이 공식사과와, 피해보상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고인의 모습이 없는 빈 영정사진이 여럿 그려진 검은 플래카드 앞, 묵념이 뭔지 아직 모르는 어린아이와 그의 아버지가 국화꽃을 두고 고개를 숙였다. 어리둥절한 아이는 아버지의 다리에 매달려 조용히 그 순간을 보냈다. 묵념하고 돌아서는 아버지의 눈가는 붉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4주기 추모제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장하나 의원은 “200일 전에 아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사건이 다시 보여요라며이 사건이 잊히지 않도록, 또 사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가 책임을 지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인사와 각오를 전했다.

 

추모제를 주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해 관련법을 발의하는 등의 활동을 해온 장하나 의원과 심상정 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심 의원은 다른 일정이 있어 보좌관이 대신해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2011년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왔다. 국정감사 활동과 토론회 등을 통해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도록 노력했으며, 피해 사례를 꾸준히 모았다. 올해 5월에는 최대 가해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가해 기업의 사과와 적절한 배상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찬호 피해자 모임 대표는폐 질환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해당 기업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망자 사람은 피해자 모임 추산으로 142명이며 사망자 포함한 피해자는 총 530명에 이른다. 피해자의 80%가량이 옥시레킷벤키저에서 나온 제품을 이용하다 피해를 봤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가습기 살균제 살인기업 처벌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의 공식 사과’, ‘사건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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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옥시벤키저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들과 환견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제4주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추모대회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추모제에 참석한 이들은 소회의실에서 추모제를 마친 뒤 국회 근처에서 모여 옥시레킷벤키저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의 한 빌딩까지 행진했다. 50여 명의 사람은 추모제를 알리는 현수막과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책임져라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걸었다.

 

피해자의 대다수가 임산부와 어린아이들이었던 탓에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들도 피해자 가족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며 걷는 어른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제각기 놀며 웃거나, 아버지의 등에 업혀 쉬었다.

 

시위대는 주말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사이로 걸었다. 자전거를 타고 놀던 사람들, 신나게 농구하고 들어가는 학생들까지 종종 가던 길을 멈추고 시위대를 쳐다봤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몇 년 전에 난리였잖아”, “뭐라고? 살균가스?” 지켜보던 몇몇은 사건을 기억했고, 몇몇은 사건 자체를 몰랐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15개월 된 아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자신 역시 폐에 병을 얻어 지금까지 치료받는 한 피해자는 "다른 시민을 위해서도 시위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제품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기업은 그 사실을 숨기고 이득을 보고요. 이런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위는 옥시레킷벤키저 사무실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시위하는 내내 막힘없이 구호를 외치던 강찬호 피해자 모임 대표는 소감을 묻는 말에 잠시 목이 메는 듯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도 피해자를 구제하는 법은 국회에서 잠들어 있고, 정부는 피해 배상에 소극적입니다. 피해자와 우리 가족들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건을 잊지 않고 연대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피해자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31일부터 9 2일까지 기자회견과 학술대회 등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 4주기를 추념하는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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