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어린이가 오염에 취약…가습기 살균제에서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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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어린이가 오염에 취약…가습기 살균제에서도 드러나

최예용 0 6135

중앙일보 2015년 5월5일

 

어린이가 성인에 비해 환경오염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국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 최예용)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새정치연합) 의원실과 공동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에는 성인이 소아·청소년보다 더 많았으나 사망 피해자는 소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에서 전체 피해자로 신고된 530명 중에서 20세 이상의 성인은 294명(55.5%)이었고, 19세 이하의 소아·청소년은 236명(44.5%)으로 성인이 더 많았다.

반면 사망자 140명(피해 신고 기준, 정부발표기준으로는 92명)만 보면 성인이 64명(45.7%), 소아·청소년이 76명(54.3%)로 소아·청소년이 더 많았다.

2014년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발표를 보면, 9세 이하 어린이 피해자는 128명이고, 10~19세 청소년이 피해자는 42명으로 어린이 피해가 청소년 피해보다 3배 이상 더 많았다. 청소년이 어린이보다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됐을 가능성 자체가 낮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어린이가 청소년보다 더 취약한 생물학적 조건에 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러한 결과는 소아가 성인보다 생물학적으로 취약한 연령대에 있어 같은 용량의 가습기 살균제 독성물질에 노출돼도 소아의 건강 피해가 성인보다 더 심각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예용 소장은 "미국의 경우 환경보호청(EPA) 청장 직속으로 어린이보호과를 두고 있다"며 "우리도 환경부에 유사한 기구를 설치해 미래세대를 환경문제로부터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염 노출과 건강영향 태아 때부터 장기간 추적 조사

환경부는 산모·영유아부터 청소년기까지 환경 유해인자 노출과 건강영향을 장기간 추적조사해 환경 노출과 질병간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코호트(cohort)' 조사를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36년까지 22년간 진행된다.

코호트는 통계적으로 동일한 특색이나 행동양식을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코호트 연구는 특정 질병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요인(오염물질 등)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의 질병 발생률을 비교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이다.

환경부는 특히 이번 조사 사업을 통해 조산과 유산, 저체중아·기형 출산, 자폐증, 알레르기 질환 등 유해물질 노출과 관련성이 크다고 알려진 질환을 중심으로 기존의 가설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설문조사와 생체·환경 시료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올해부터 2018 년에 걸쳐 모두 10만 명의 산모를 대규모 코호트와 상세 코호트로 나눠 모집할 계획이다.

대규모 코호트(9만5000명)에 대해서는 산모의 생체시료(혈액, 소변) 채취와 설문조사를 1회 실시하고 이후 건강보험공단의 영유아 검진자료, 상병자료 등 빅데이터와 연계해 건강영향을 조사하게 된다.

상세 코호트(5000명)에 대해서는 태아 때부터 영유아기(~3세)부터 학동기 이전(4~7세), 학동기(8~12세)를 거쳐 청소년기(13~18세) 등 성장단계에 따라 주기적으로 생체시료 채취와 설문조사, 성장발달 측정, 거주 환경 측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건강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6일 '제1차 어린이 화녕보건 출생코호트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달부터 전국 산부인과와 병원, 보건소 등의 협조를 얻어 산모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상세 코호트에 참여하는 산모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태아(산모)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성장단계별 건강보호 가이드라인과 유해물질별 권고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린이가 환경오염에 취약한 이유

①단위 체중(체중 1㎏)당 성인에 비해 더 많은 물을 마시고, 공기를 마신다.
②흙놀이 등을 하면서 더러운 손을 입으로 가져간다.
③바닥을 기어다니기 때문에 오염물질에 노출되기 쉽다.
④성장·발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오염물질의 흡수가 잘 되고 영향이 더 크다.
⑤오염물질에 노출돼 손상이 되면 피해가 평생 지속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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