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등산로 석면공해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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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등산로 석면공해

관리자 0 8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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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우면산 등산로 건설폐기물처리장과 고양시 위시티지구 양일초등학교 인근의 석면공해에 관한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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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근처에 석면가루…1급 발암물질 '득실'

<앵커>

서울 우면산 자락 건설폐기물 처리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무 대책없이 폐기처리되는 현장이 S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이런 폐기물 처리장이 전국에 1~2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조기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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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폐자재를 실은 덤프트럭이 우면산 기슭을 따라 쉴새 없이 들락거립니다. 차량이 들어간 곳에서는 뿌연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릅니다. 연기의 정체는 뭘까. 건너편 건물에서 13년째 근무해온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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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모 씨/00운전면허학원 관계자 : 저도 지금 목이 막 가렵고요, 저녁만 되면 그리고 여름엔 더우면 더 가렵고먼지가 날아오니까 숨도 못 쉬고 마스크 안 쓰면 밖에 나와서 서있지도 못하고요. ]

환경전문가와 함께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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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여기 이렇게 이런 식으로 깊숙이 박혔다면 몇 년 됐다고 볼 수 있지만 (눈에 띄게) 위쪽에 떨어져 있다면 비교적 최근에 (떨어진 거죠.)]

근처에서 추가 수거한 8점과 함께 석면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1급 발암물질인 백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된 품목입니다.

[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상태에서 폐기물을 파쇄하고 재활용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주변에 주거단지나 이런곳으로 석면이 함유된 비산 먼지가 날아가서 오염시킬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건설폐기물 처리업체는 폐석면이 가끔 들어오긴 하지만 태우지는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관할 지자체는 이런 실태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서초구청 관계자 : 잘 되고 있는데요. 깨끗하게 항상 물을 뿌리고 (차량이)나갈 때도 물 처리를 해서 먼지 안 나게 하고…]

석면이 검출된 건설폐기물 처리장은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고양시 위시티지역 양일초등학교 등교거부 현장

 

이 학교에선 벌써 2주일 째 학생 100명 이상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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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초등학교 4학년 : (지금 학교에 안 가고 왜 학원에서 밥을 먹고 있어요?) 학교 가려면요, 학교 바로 옆에 유해 시설이 있어서 공기가 나빠요그래서 저희가 폐암에 걸릴 수도 있어서요.]

학교 부근 건설폐기물 처리장 근처에서 석면이 검출된 겁니다. 종류는 역시 백석면으로 수거 한 9개 시료 가운데 8개에서 석면 성분이 나왔습니다.

[
강경미/학부모 : 누가 들어도 지금 애들이 불안한 상황이 있는 가운데 그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건설폐기물 처리장은 서울에만 20여 군데, 전국적으론 450곳에 이릅니다.폐기물 처리장의 석면 처리 실태 파악과 적절한 대책이 시급합니다.(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채철호, VJ : 이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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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위 기사를 취재하고 보도한 SBS 조기호 기자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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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은 지난해 산사태로 자신의 몸에 난 상처만큼 서울 강남의 자존심에도 깊은 생채기를 냈습니다. 혹자는 '강남의 몰락'이라고 평할 정도였습니다. 높이 293미터의 비교적 야트막한 산 하나가 대한민국에 많은 담론을 불러왔었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그 담론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우면산에 건설폐기물 처리장이 있다'는 제보는 그래서 귀를 쫑긋하게 했습니다. 당장 다음날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정말 있었습니다. 그것도 두 곳이나. 벌거벗은 몸으로 발 아래 처리장을 품고 있는 우면산이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처리장 안으로는 건설 폐자재 운반 차량이 쉴새 없이 들락거렸고, 처리장 한 곳에서는 정체모를 연기가 끝없이 피어올랐습니다.

한 곳은 1993년도에 허가를 받았고, 나머지 한 곳은 작년에 받았다고 합니다. 하여 지형지물을 살펴봤습니다.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00운전학원이 있습니다. 그 위쪽으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장애인 복지시설이 있고요. 더 위쪽을 타고 올라가면 산 정상이 나오는데 그곳에는 등산로가 길게 뻗어 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처리장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아 나무에 이파리 하나 없는데도 묘하게 가려졌습니다. 등산객 대다수 역시 처리장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작년, 새로운 처리장이 별다른 저항 없이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처리장은 주민들의 반대를 받아야 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음을 털어놓습니다. 오죽하면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 즉 '내 땅에 유해시설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사회학적 용어까지 나왔겠느냐고 변명을 해봅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반대에는 절대 동의하진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토해놓은 배설물을 우리 사회가 치워야 하는 게 맞으니까요.

다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어야 하고, 절차적으로 투명해야 하며 사후적으로 철저한 관리 감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취재 결과 이 모든 부분이 엉성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서초구청이 처리장에 허가를 내주기까지 얼마나 다양한 논의를 거쳤을까요. 구의회는 구정 감시 본연의 역할을 정말 잘 해냈을까요? 처리장에 대한 관리 감독은 또 어땠을까요.

기사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처리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이야기입니다. 그곳에는 중증 장애인 20여 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직접 가서 보니 대부분 의사 표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분들이었습니다. 장애인 시설 원장님이 하소연을 하더군요. 나오는 빨랫감은 많은데 도저히 밖에다 말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형 건조기도 보여줬습니다. 처리장에서 나오는 먼지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처리장 주변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얘기는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몰아가는 얘기일 수 있지만 만약에 말입니다, 장애인 시설이 있는 곳에 구청장의 가족이나 고위 공직자가 터를 잡고 살고 있다면 100미터 아래에 건설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설 수 있었을까요? 작년에 처리장 한 곳이 더 허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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