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주거지 인근 도로에 약 5.5㎞ 길이 특고압선(154㎸)을 매설하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특고압선 경로에는 학교와 청소년수련관, 공원, 고밀도 상업지역이 위치해 있어 전자파 피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특고압선은 원창변전소(청라동 207-3)에서부터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아마존 데이터센터(가좌동 585-49)까지 이어진다.

특고압선은 데이터센터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끌어오기 위해 설치되며 오는 9월 준공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특고압선은 건강에 해로운 전자파가 방출된다고 알려져 주민들의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부평구 삼산동에서도 특고압선 매설이 논란이 돼 3년 동안 한국전력공사와 주민들이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번에 매설되는 서구 특고압선 경로 인근에는 신석초등학교와 서구청소년수련관 등 아동·청소년들이 오랜 시간 머무르는 공간이 있으며 직선상으로 불과 150m 떨어진 지점에는 석남동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다.

또 루원시티 주민들이 자주 찾는 원신근린공원과 중고차 매매단지인 엠파크타워 등 고밀도 상업지역도 위치해 있다.

특고압선 매설 깊이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산동의 경우 지하 8~30m 이상 깊이에 매설됐으나, 서구 특고압선은 3m 깊이에 묻혀 있다. 특고압선과 지면이 가까울수록 전자파 발생에 따른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발암 가능물질로, 인체에 크게 유해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며 "특고압선 전자파가 감지되지 않아야 영향을 안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최소 지하 10~15m 깊이에는 묻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자파를 막기 위해 ‘차폐판’을 설치한다고 해도 일부 구간만 해당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구청과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측은 데이터센터 특고압선 설치에 관해 함구해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고압선이 설치된 것은 맞으나 주민 반발 등이 우려돼 관련 정보 공개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부일보는 아마존 측에도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김호영 아마존 웹서비스코리아 정책협력이사는 지난해 11월 서구의회에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특고압선) 매설의 경우 한전 기준보다 더 깊게 매설하고, 우려가 되는 구간(학교 등)에는 차폐판 설치 등 삼중 안전장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