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사망 1891명…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보상 고작 8.7%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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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20:37
[기자의 눈] 사망 1891명…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보상 고작 8.7%
2025-03-28 KPI뉴스환경부, 피해자·유족 전국 순회 간담회 진행
피해 배·보상 조정안 마련 위한 의견 수렴 중
2021, 2022 1차 조정 실패 재연 방지책 필요
제대로 된 배·보상 위해 피해자 적극 찾아야
우선 2021, 2022년의 1차 조정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방안이 불분명해 보인다. 당시 조정은 주요 가해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피해자 지원금 분담 비율에 동의할 수 없고 '종국성'을 보장하는 내용도 없다는 게 거부 이유였다.
'종국성' 요구는 합의 후에는 추가 피해가 발생해도 가해 기업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들에게 두고두고 심각한 독소 조항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피해자와 함께해온 단체들에서는 간담회에서 환경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가해 기업을 견인할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가해 기업의 '종국성' 요구에 끌려다니다가 피해자들에게 불리한 조정안을 제시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뜻이다.
피해 배·보상을 위한 조정안이 합의되면 그 내용을 피해구제법에 반영해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1, 2022년처럼 일부 가해 기업의 거부로 합의가 무산되지 않도록 말이다.
다음은 피해자·유족의 각기 다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 사망 여부, 중증 정도 등에 따라 '지속적 치료 보장'을 우선시하는 쪽과 '배·보상금 일시 수령'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나뉠 수 있음을 감안해 섬세하게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피해를 봤는데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다'거나 '피해자로 인정받긴 했지만 등급이 낮아 제대로 된 배·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해 인정 자체를 받지 못했는데 무슨 합의를 추진한다는 것이냐'는 반발도 나왔다.
이 때문에 피해 불인정 이유와 피해 등급 판정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대법원이 인정한 것처럼 국가도 참사에 책임이 있는 만큼 별도 설명회가 필요해 보인다.
간담회는 제대로 된 피해 배·보상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함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된 5828명 중 배·보상이 이뤄진 사람은 508명뿐이다. 첫 제품이 출시된 지 31년, 정부가 피해를 공식화한 지 14년이나 지났는데도 배·보상을 받은 피해자가 8.7%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배·보상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찾는 작업도 필요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는 7993명이고 그중 1891명은 사망했다(2월 28일 기준). 신고자 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의 피해자 추산치인 약 95만 명의 1%도 안 된다.
피해 배·보상 조정안 마련 위한 의견 수렴 중
2021, 2022 1차 조정 실패 재연 방지책 필요
제대로 된 배·보상 위해 피해자 적극 찾아야
환경부가 지난 17일부터 진행해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유족 전국 순회 간담회가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내달 3일 부산에서 열리는 10번째 행사가 끝이다.
간담회 계기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지난해 6월 대법원 판결이다. 환경부는 관련 주체들의 집단 합의를 이뤄낸 다음 올해 하반기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피해구제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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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기자 회견에서 제대로 된 피해 배·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부 주관 전국 순회 간담회에서 피해자 요구를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
간담회는 피해 배·보상 조정안 마련을 위한 의견 수렴의 일환이다. 그러나 그간 진행된 과정을 보면 아쉬운 대목이 적잖다.
우선 2021, 2022년의 1차 조정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방안이 불분명해 보인다. 당시 조정은 주요 가해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피해자 지원금 분담 비율에 동의할 수 없고 '종국성'을 보장하는 내용도 없다는 게 거부 이유였다.
'종국성' 요구는 합의 후에는 추가 피해가 발생해도 가해 기업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들에게 두고두고 심각한 독소 조항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피해자와 함께해온 단체들에서는 간담회에서 환경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가해 기업을 견인할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가해 기업의 '종국성' 요구에 끌려다니다가 피해자들에게 불리한 조정안을 제시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뜻이다.
피해 배·보상을 위한 조정안이 합의되면 그 내용을 피해구제법에 반영해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1, 2022년처럼 일부 가해 기업의 거부로 합의가 무산되지 않도록 말이다.
다음은 피해자·유족의 각기 다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 사망 여부, 중증 정도 등에 따라 '지속적 치료 보장'을 우선시하는 쪽과 '배·보상금 일시 수령'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나뉠 수 있음을 감안해 섬세하게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피해를 봤는데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다'거나 '피해자로 인정받긴 했지만 등급이 낮아 제대로 된 배·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해 인정 자체를 받지 못했는데 무슨 합의를 추진한다는 것이냐'는 반발도 나왔다.
이 때문에 피해 불인정 이유와 피해 등급 판정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대법원이 인정한 것처럼 국가도 참사에 책임이 있는 만큼 별도 설명회가 필요해 보인다.
간담회는 제대로 된 피해 배·보상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함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된 5828명 중 배·보상이 이뤄진 사람은 508명뿐이다. 첫 제품이 출시된 지 31년, 정부가 피해를 공식화한 지 14년이나 지났는데도 배·보상을 받은 피해자가 8.7%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배·보상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찾는 작업도 필요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는 7993명이고 그중 1891명은 사망했다(2월 28일 기준). 신고자 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의 피해자 추산치인 약 95만 명의 1%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