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피해자만 95만 명 ‘가습기살균제 대참사’…갈길 먼 ‘피해자 배보상’
시민단체 “환경부, 사과 및 배보상 해결 의지” 환영
26일 환경부 주관으로 전국순회 피해자 간담회 개최

▲국민 95만 명이 건강 피해를 입고 2만 명이 사망한 가습기살균제 대참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2011년 8월. 피해 발생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배보상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신속한 조정이 요구된다. 특히 피해 신고는 전체 피해자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제공=전남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전남=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 기자 가습기살균제 대참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2011년 8월. 피해 발생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배보상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신속한 조정이 요구된다. 특히 피해 신고는 전체 피해자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전남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 최예용)가 공개한 호남&제주지역 가습기살균제 피해실태 보고서(478호)에 따르면 2025년 2월 말 현재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7993명이며 사망자는 1891명이다. 4명 중 1명이 가습기살균제로 사망한 것이다.
호남(광주, 전남, 전북)&제주지역은 피해신고자 668명(사망 172명)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법 인정자는 전체 69%에 해당하는 462명(사망 109명), 미인정자는 209명(사망 63명)으로 나타났다.
국민 95만 명이 피해를 호소하고 2만 명이 사망한 엄청난 대참사지만 지금까지 배보상이 이루어진 피해자는 508명에 불과하다. 구제 인정자 5828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이들은 그나마 병원비와 장례비 등 최소한의 긴급구제를 지원하는 구제법에 의해 피해자로 인정됐다.
그동안 국회 국정조사, 특별법제정을 통한 긴급구제, 사회적참사특별조사활동, 민형사소송 등 국가의 여러 시스템 작동으로 약간의 해결을 해 왔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사망자와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어 조속한 배보상의 합의 완결이 요구되고 있다.
전남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오는 26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부 주관으로 열리는 전국순회 피해자 간담회에 앞서 △환경부장관은 옥시와 애경 등 책임이 큰 기업들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지 방법과 내용을 소상히 밝히고 기업부담을 전제로 한 피해구제특별법의 지속유지할 것 △국가는 기업과 더불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큰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환경부의 조정을 위한 전국순회 피해자간담회와 더불어 구제법의 판정에서 불인정이유 및 피해등급판정에 대한 설명회 별도로 추진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것 △배·보상을 위한 피해지원 합의 시 그 내용을 피해구제법에 담아 제도화하고 옥시, 애경 등 일부 기업의 거부로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피해자 찾기' 노력할 것 △구제법의 불인정이유 및 피해등급에 대한 설명회 별도로 진행할 것 △호흡독성 우려되는 분무식 생활화학제품의 안전의무화제도 도입도 요청했다.
전남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처장은 “너무나 늦었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책임이 있는 한 당사자로서, 국가를 대표해 환경부가 피해자들의 배보상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 의지와 함께 사과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환경부 장관이 밝힌 배보상을 위한 '피해지원'은 2022년 나온 조정방식이 실현되지 못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판단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 실현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최예용 소장은 “가해 기업이 책임을 회피하고, 민형사상의 사법체계가 가해자를 엄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법정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고 진단하며 “가해기업과 피해자 그리고 제2의 가해 책임이 있는 국가 등 3자가 모여서 협상이라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해결' 방식의 '조정'으로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 간의 이견을 보이는 부분을 고려해 사망 유족을 중심으로 한 '일괄 조정금 지불' 방식과 앞으로 오랫동안 치료받아야 할 환자의 경우 '치료 우선 보장'을 구분해 접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