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애경산업을 향해 “제주항공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오늘(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 앞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관해 “너무나 황당하고 처참한 참사”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애경산업에 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가 인정된 사람 1,633명 가운데 11명에게만 배·보상을 했다며 “참사에 대해 구구절절 변명과 거짓 주장을 펼치며 책임을 부정하거나 회피해 왔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 희생자 피해 배·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차일피일 배·보상을 미루다 법적 소송을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책임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이 당연히 이루어져 유족의 슬픔이 조금이나마 위로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관해서는 “18년간 전국의 가정과 사무실, 병원, 군대 막사 등에서 소리 없이 참사가 벌어져 ‘느린 재난’으로 불린다”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서도 애경은 책임지고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배·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본 사건으로, 2011년 원인 미상 폐질환에 걸린 임산부들이 대거 발생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자주 사용한 영유아와 임산부, 기저질환자가 폐섬유증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지원 종합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피해자는 7,983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1,886명입니다.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는 1심 무죄, 2심 유죄 선고를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2심에 관해 공동정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