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1급 발암물질 석면 피해자 가장 많은 충남… 일상에 깃든 ‘불안’
1급 발암물질 석면 피해자 가장 많은 충남… 일상에 깃든 ‘불안’
이전 기사보기다음 기사보기석면 피해자 중 무려 31%가 충남 도민
폐석면 광산 38곳 중 25곳이 道에 위치
지역민, 석면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
폐암 244명·석면폐증 2021명 진단 받아
"피해 지원 확대·치료 환경 마련 절실"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전국 석면 피해자 10명 중 3명이 충남도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전문가들은 석면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 충남도와 충남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도내 석면피해인정을 받은 피해자는 총 2468명으로, 전국 피해자 7979명의 약31%에 달한다.
충남보다 약 6.5배 인구가 많은 경기도의 석면피해자 1036명보다도 약 2배가 많은 수치다.
이처럼 충남에 석면 피해자가 많은 이유로는 석면 광산이 꼽힌다.
전국 폐석면 광산 38곳 중 25곳이 충남에 있어 지역민들이 석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석면 먼지를 장기간 마시게 되면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1960년대 경제 개발 시기에 사용되기 시작한 석면은 석면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 상수도 등 다방면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석면이 신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선 2009년이 돼서야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현재 충남에서만 244명이 폐암 진단을, 2021명이 석면폐증 진단을 받아 일상생활에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 홍성에 거주하는 석면 피해자 김상배(77) 씨는 "석면이 무서운 건지도 모르고 써왔다가, 현재는 석면폐증 2급 진단을 받았다"며 "올해 우리 마을에서만 석면폐증으로 2명이 죽었는데,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석면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건강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석면으로 인한 대표적 질환인 악성중피종과 석면폐증은 관리하지 않으면 폐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년 동안만 요양생활비가 지급되는 석면피해 2~3급의 경우 지원 폭이 확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석면폐증 2급 진단을 받으셨던 피해자 분이 석면폐증 1급, 폐암 진단까지 받아 돌아가신 일이 있었다"며 "석면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에서도 석면 피해자들의 구제금 확대를 위해 환경부에 건의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석면 피해자 구제금 지급 기한을 5년으로 연장하고, 교통비와 간병비를 지원 항목에 추가할 수 있도록 석면피해구제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